'문화목회'란 무엇인가?

[ 문화목회 이야기 ] '문화목회'란?

성석환목사
2013년 01월 10일(목) 15:27

[창조적 문화목회 이야기]

지역에 맞는 문화적 장치를 사용하자
 
'문화목회'는 '문화적 목회'의 준말일 것이며, 그 의미는 '문화적으로 하는 목회'이거나 '문화를 통한 목회'정도를 뜻하는 것으로 대략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묻는다면 명확하게 답변하기가 곤란하다. 신학적 정의나 실천적 내용이 없어서라기보다 워낙 다양한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정리도 되지 않은 내용을 여기저기서 떠벌이고 다녀도 되느냐고 질타한다면 사실 딱히 할 말이 없다.
 
이런 개념이나 단어가 생겨난 것이 최근인 까닭에 아직은 더 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문화신학의 입장에서 연구하고 정의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고, 목회학적으로도 접근할 수가 있다. 요즘은 선교신학이나 조직신학에서도 문화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어서 우리 시대에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다각적으로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 현장에서는 '문화목회'라는 말이 기능적으로만 이해되고 있기에 앞으로 더 많은 신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도대체 '문화목회'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일까? 변혁적 입장에서 세속적이고 반성경적인 문화들을 기독교적 가치에 토대를 둔 형식으로 전환하려는 작업 그 자체와 그 결과가 기독교문화라고 한다면, '문화목회'는 그러한 기독교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목회 환경, 방법, 전략 등이어야 한다. 창조적이고 변혁적인 기독교문화를 생산할 수 있는 목회, 그래서 복음의 가치가 우리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 목회이다.
 
흔히 생각하기를 설교나 교회교육에 영상물을 활용하거나, 또 공연을 하고 연예인을 초청하거나 CCM 가수를 무대에 세우면 그것이 문화목회라고 생각들 한다. 그러나 그러한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로는 앞서 언급한 창조적인 기독교문화를 생산할 수 없다. '문화목회'는 그러한 프로그램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카페나 도서관 등의 문화시설을 갖추는 것만으로 문화목회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 동안 '열린 예배'나 '구도자 예배'라 하여 예배 시간에 짧은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하고 시각적인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음악적 형식을 도입하는 일이 한국교회에서 유행처럼 번졌었다. 본래의 의도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문화적 형식을 도입하려는 것이었는데, 한국에서는 대부분 기존 신자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자극하고 교회를 현대화하는 프로그램으로 전용되어버렸다.
 
문화적 형식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동시대 언어를 공유하려는 작업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거기에 무엇을 담을 것이며, 그래서 세속적 형식과 어떤 차별성을 확보하느냐의 문제이다. '문화목회'는 재정능력이 있고 재원도 있는 몇 몇 큰 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목회구조를 문화적으로 변화시켜 기독교문화를 민족과 역사 속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려는 변혁적이고 선교적인 발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창조적인 '문화목회'는 내부적으로는 더 많은 참여와 유연한 의사소통 구조를 발전시키는 것이며, 외부적으로는 지역과 사회와의 간격을 좁혀 더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또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카페나 도서관을 짓기도 하고 복지관이나 문화관을 만들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구원에 이르기를 바라지만 먼저 사람들이 기독교적 가치를 편히 경험하도록 배려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목회는 필연적으로 지역선교 혹은 지역공동체 사역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지역의 정체성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사실 상 문화목회는 불가능하다. 문화목회는 강단에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지역과 사회에 문화적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기 위해 지역의 필요에 맞는 사역을 개발하고 문화적 장치들을 창조적으로 사용한다. 지역을 향해 열린 공동체로서 지역을 변화시키는 교회, 그것이 문화목회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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