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奉事'의 참 뜻은?

[ 기고 ] 봉사의 참뜻

김재양장로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07일(월) 14:18

[독자투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봉사란 말을 많이 쓴다. 특히 교회생활 속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말이 봉사라는 말이다. 주방봉사, 주차봉사, 청소봉사, 운전봉사…. 남이 꺼리는 일에 앞장서서 하는 일은 쉽게 '봉사'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어느 정도 전문성을 지녀야 할 수 있는 일에는 '봉사'란 말을 사용하기를 피차 꺼린다.

한글로 '봉사'란 말의 뜻은 대개 '자기를 버리고 남을 위해 하는 일'로만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자로 뜻을 매기면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앞 못 보는 봉사(奉事), 조상의 제사를 지낸다는 봉사(奉祀), 임금에게 보내는 상소문을 뜻하는 봉사(封事)는 우선 제쳐두고라도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봉사라도 그 봉사를 '奉仕'로 매기면 '나라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의 이해를 돌보지 아니하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일함'이라는 뜻으로, '奉事'로 매기면 '어른을 받들어 섬김'이란 뜻으로 쓰는 게 원칙이다.

베드로전서 4장 10~11절에 나오는 봉사라는 단어를 우리 성경에는 '奉事'로 번역하고, 일본성경에는 '奉仕'로 번역했다. 다른 말로 바꾸면 우리는 하나님 중심으로 번역됐고, 일본성경은 인간중심으로 번역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섬기는 것을 '奉事'라고 한다면, 단순히 자신을 희생하고 남을 위해서 일하는 것은 '奉仕'라고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service'를 단순히 봉사로 번역 사용하는데, 미국에서는 'worship'인 예배를 흔히 'services'로 복수로 쓰는 것을 보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인간 본연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로 경배요, 찬양이요, 예배란 것을 알 수 있듯이 봉사라는 단어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다 같은 소리글이라도 우리말은 앞뒤 말이나 글을 보면 달리는 말인지, 사람의 말인지, 쌀의 양을 되는 말인지 구태여 한자를 쓰지 않아도 대부분 알 수 있다. 그러나 일본말은 한자가 없으면 표현할 수가 없는 게 대부분이다. 우리말이 이렇게 좋은 대도 선생 된 자들이 섬세하지 못해서 수박 겉핥기로 가르치기 예사다.
엄격히 따지면 봉사란 단어도 구태여 한자로 매기지 않아도 근본 뜻은 일반이다. 자기를 희생하고 남을 위해 일하는 '奉仕'나, 어른을 받들어 섬긴다는 '奉事'나, 제사를 지내는 뜻의 '奉祀나', 상소문을 뜻하는 '封事'나, 장님이란 뜻의 '奉事'나, 그 뜻의 근원은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과 관계가 있다. 막연하게 교회생활에는 봉사가 제일이라 가르칠 게 아니고 사람 중심으로 봉사하지 말고 하나님 중심으로 진정한 봉사를 감당할 수 있도록 가르침이 마땅하다 하겠다.

하나님의 뜻을 받들고 하는 일에 으스댄다든지, 원망한다든지, 목적달성의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일한다면 이는 참 봉사가 아니고 거짓 봉사임에 틀림없다고 힘주어 바르게 가르쳐야 가르침의 도리를 다한다 하겠다.


김재양장로 / 대구상동교회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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