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최우수작품상 수상 후 변화

[ 공연본색 ] '마리아 마리아' 수상 이후

최무열대표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04일(금) 16:11
[최무열대표의 공연본색]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가 최우수작품상을 받고 나서 저와 작품은 유명해졌다. 그 예전 잘 나가던 음악감독 보다 더 많은 부분 알려지게 되었다.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한 순간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그 잘나감은 성장이 아닌 자만으로 흘렀다. 그 자만은 뼈저린 실패로 다가왔다. 오늘은 그 실패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후 우리는 한전아트센터라는 대극장으로 공연의 규모를 확대했었다. 사실 수상 전 이미 대극장으로의 확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수상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씩 아프게 하기 시작했다. 단체가 커가는 과정에서, 또한 작품이 커가는 과정에서 당연히 있는 성장통이라고 주위 사람들이 위로해 주지만, 그건 세상의 방식이었다. 나는 무대와 조명, 음향과 안무를 바꿨고, 주인공이었던 강효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 외 다른 모든 배우들을 다 교체했으며, 교체하지 않은 사람은 저와 기획실, 작가와 작곡가 정도였다.

물론 제 나름의 논리가 있었다. 대극장을 경험해 보지 못한 연출에게 소극장에서 일했던 사람들 보다 대극장 경험이 많은 스태프와 배우를 만나게 하는 것이 작업의 효율성에서 낫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방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12월 하순에 오픈한 이 작품이 12월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1월로 들어서면서 관객 동원에 실패를 하게 되고, 좋지 못한 평을 받게 됐다. 그리고 관객 동원 실패는 엄청난 적자로 이어지고 결국 맨 마지막 배우들의 임금도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참패를 했다. 어떤 배우로부터 "대표님은 대표님 하지 마세요"라는 평생 잊지 못할 만큼 충격적인 얘기도 들었다. 감당하기 힘든 적자를 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넉다운이 되어 먼 산만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마음 속에 "네가 왜 이 일을 시작했니, 왜?"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됐다. 그 음성을 듣자마자 이상하리만큼 힘이 났다. 그리고 또 한번 멋지게 역전시키실 주님을 기대하게 되었다. 흩어졌던 배우들을 다시 찾게 되고, 우리들의 마음을 다시 추스르게 되었다. 그 결과 3개월 뒤의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의 공연은 우리 공연의 의미를 다시 찾게 해주었고, 토월극장 역사상 가장 단기간에 관람객이 많이 온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토월극장의 공연은 같은 무대 위에서 공연하고 있지만 공연을 만드는 자, 공연을 하는 자, 공연을 파는 자가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공연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생각을 하게 해준 값진 공연이었다. 이러므로 우리는 문화사역의 현장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최무열대표/MJ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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