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화적 요구에 응답하라"

[ 문화목회 이야기 ] 창조적 문화와 교회

성석환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04일(금) 15:18
[문화목회 이야기]

우리는 문화를 하나의 정형화된 형식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관습과 정서, 사상과 의식 등이 오랜 기간 동안 하나의 형식으로 굳어져 그 공동체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역사와 미래에 대한 해석을 가능하도록 한다. 아시아는 아시아의 문화가,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문화가 있고, 또 한국과 일본과 중국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그런가 하면, 불교, 유교, 이슬람교는 서로 다른 종교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기독교문화 역시 기독교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가 있는데, 문제는 그것이 형성되고 뿌리를 내리는 토양에 따라 다른 형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다른 형식을 갖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고백하고 실천하는 동안 그 지역과 시대의 독특성에 따라 다른 양식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의 기독교문화는 이미 불교나 유교, 그리고 무교 등과 만나 형성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기존의 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하고 복음으로 변혁하는 재해석 작업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복음은 문화를 변혁한다. 생명의 문화를 새롭게 창조한다. 그런데 과거에는 복음을 먼저 받아들인 서구의 교회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그대로 식민지에 이식하면서 지역문화를 배제하거나 거세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단 하나의 기독교문화, 단 하나의 기독교세계관만이 존재하는 획일적 기독교문화가 강요될 수밖에 없다.
 
복음은 지역의 토양에 뿌리를 내려 생명의 열매는 맺는다. 그러자면 창조적인 문화변혁이 필요하다. 서구의 시각이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를 통해 복음의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고백하는 창조적인 형식을 개발해야 한다. 미국교회나 유럽교회의 형식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우리의 문제와 질문에 응답하는 신학과 목회가 필요하다. 그래야 기독교문화가 한국인의 삶 속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기독교적 메시지를 내용 삼아 대중문화의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문화선교'로 이해하는 경향이 크다. 이런 시도는 꼭 필요하고 오늘날 교회와 사회의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큰 숙제인고로 날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문화선교를 단지 소통을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만 여기면 기독교문화의 창조적이고 변혁적인 뿌리내림은 요원할 것이다.
 
창조적 인간이 주목받는 것처럼, 이제 교회나 목회도 창조적인 신학과 문화적인 목회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기 위기라고 요란을 떨지만 정작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좌절감에만 사로잡혀 있는 오늘날의 목회자들은 기존의 전형적인 생각과 관습으로부터 벗어나 21세기의 문화적 요구에 응답하는 창조적인 목회와 신학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복음의 자리를 다시 살펴야 한다.
 
우리 교회는 어떤 동네에 있는가? 우리 동네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한국사회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에 복음은 무엇이라고 응답하는가? 우리 교회는 우리 동네와 이웃과 사회를 향해 어떻게 복음을 고백하고 증언할 것인가? 앞으로 독자들과 함께 이런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문화에 대한 창조적 이해, 그리고 지역에서 사회에서 창조적으로 기독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문화목회의 현장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성석환목사(도시공동체연구소장, 동숭교회 문화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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