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화선교의 첫사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 공연본색 ]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최무열대표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8일(금) 10:42
[최무열대표의 공연본색]

2002년 하면 사람들이 확실히 기억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한일 월드컵이다. 이 한일 월드컵을 기념해서 뮤지컬 '갬블러'가 일본 13개 도시 투어공연하는 일정이 있었다.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상하게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어찌보면 가장 감격스럽고 뿌듯한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말이다. 한국에 도착해서 한 목사님을 만났다. 이런 마음이 왜 드는지 모르겠다고, 그리고 좀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그때 목사님께서 문화선교, 드라마예배 등을 얘기하셨고, 저는 목사님이 말씀하신대로 미국 시카고에 있는 윌로우크릭교회에 찾아가 문화로 섬기는 예배를 보게 되었다. 제 마음 안에 뭔가 뜨거운 감동이 느껴졌고 이 일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와서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영락교회에서 창작뮤지컬로 만났던 유혜정작가와 차경찬 작곡가에게 대본과 작곡을 부탁하고, 준비된 연출가 성천모와의 만남은 연습 내내 감동적이었다. 사실 위에 열거한 세 명은 뮤지컬에 대한 경험은 일천한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재능과 열정은 기존에 활동하는 분들에게 떨어지지 않았다. CCM콘서트를 주로 하던 강현철과 김종석, 윤호정이 기획을 맡고 밤샘 작업에 들어갔다. 대학로의 소극장을 계약하고, 단체의 이름을 만들고, 산더미처럼 많은 일들을 해결해 가면서 드디어 여자 주인공인 강효성씨의 허락도 받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게 있었다. 세상에서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토월극장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내 집 드나들 듯이 공연했던 내가, 대학로의 후미진 작은 곳에서 그리고 알려지지도 않은 창작뮤지컬을 올린다는 것이 언젠가 소리소문 없이 잊혀질 수도 있겠다는 공포에 가까운 생각 때문이었다. 당시 창작뮤지컬은 하는 작품마다 참패를 했고, 거기다 우리 작품은 기독교뮤지컬이란 말을 붙였기에 보러오는 사람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창간한지 얼마 안되는 국내 유일한 뮤지컬잡지인 '더 뮤지컬'에서도 기독교뮤지컬이란 말에서 기독교라는 단어를 빼면 안 되겠냐는 말을 할 정도로 좁은 길로 가려는 고집이 있었다. 그 당시 기독교문화 가운데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공짜문화였고, 또 천시문화였다. 일반적으로도 공연을 공짜로 보려는 분들이 많은 데, 특별히 기독교공연은 더더욱 그랬다. 그리고 기독교문화에 천시문화는 기독교작품이 영적으로는 뛰어날지 모르겠으나 예술성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두 문제는 첫 번째는 기획팀이 풀어야 하는 문제이고, 두 번째는 작품이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이러한 정면돌파는 우리에게 한국뮤지컬 대상에서 4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4개 부문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겨주었고, 미국 오프브로드웨이까지 가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작품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뮤지컬 '마리아마리아'이다.

   
최무열대표 / MJ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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