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변화 주도할, 창조적인 기독교 문화가 시급하다

[ 문화목회 이야기 ] 창조적 문화와 한국교회 ①

성석환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8일(금) 10:24
[문화목회 이야기] 창조적 문화와 한국교회 ①

창조적인 사람들이 각광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창조적인 사람은 전통적인 사고에서 탈피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창조적인 사람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고 실천한다. 예전에는 이런 사람을 두고 이상한 사람,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21세기에는 이런 사람들을 창조적인 사람이라고 부른다. 때때로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나 말을 해서 주위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이들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후 벌써 그 빈자리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고들 한다. 창조적인 한 리더에 의해 주도되던 혁신은 멈추어 버렸고 다른 기업의 추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실행하던 천재적 기업인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끼친 영향은 실로 컸지만, 그가 사라진 이후 창조적 혁신보다는 상업적 마케팅과 경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왜 과거에는 이상하거나 비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21세기에는 주목받는 리더가 될 수 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마도 21세기를 칭하여 '문화의 세기'라 말하는 것과 관련이 큰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의 힘, 소프트웨어의 힘이 강조되고 다양성과 지역성이 권장되고 있는 가운데 20세기를 주도했던 하드웨어 중심의 지구화는 많이 유연해졌다. 지금은 나와 다른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유연한 대응이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래서 지구지역화(Gloculization)라는 말도 생겨났는데, 특히 지구화의 문화적 측면을 주목하면 지역적인 것들이 지구적인 것이 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했다. 한층 유연해진 지구화는 포스트모던 문화를 통해 기존의 세력구도를 재편하고 새로운 것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확대했다. 지역의 문화, 변방의 문화, 경계의 문화, 특수한 문화들이 활개를 치면서 발생한 문화지형의 지구적 변화는 창조적인 사람들의 활동폭도 넓혀 주었던 것이다.
 
그러면 눈을 한국교회로 돌려보자. 한국교회는 창조적인 기독교문화를 가지고 있는가? 아쉽게도 한국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외래종교 취급을 받고 있다. 불교나 유교는 전통문화라 하여 국가적인 지원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기독교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 속에 여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왜 한국교회는 문화적 유연성이 한참 떨어지고 한국적 기독교문화를 창조해내지 못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해답을 내 놓지 못한다면 한국교회의 위기국면은 좀처럼 타개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교회를 향해 쏟아지는 이런 저런 비판을 가만히 곱씹어 보면 그 문화가 경직되어 타자와 소통하는 일에 유연하지 못하고 기독교적 정체성을 공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도 익숙하지 못하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이 경직되고 배타적인 한국의 교회문화를 극복하고 문화의 시대에 걸 맞는 창조적 기독교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 주시길 바란다.

성석환 목사(도시공동체연구소장, 동숭교회 문화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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