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선교가 곧 세계선교

[ 기고 ] 이주민 선교에 관심을

김규복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1일(금) 16:39
[독자투고]

한국인들이 들어가기 싫어하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노동현장에는 이주노동자들과 이주여성들이 노예처럼 밤낮으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이주노동자들은 현대판 노예제라고 불리던 산업연수생제도를 개선한 고용허가제의 핵심 내용이었던 사업장 이동과 선택권조차 박탈당한 채 현대판 농노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으로 시집온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들은 한국경제의 침체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어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영아들조차 어린이집에 맡긴 채 3D업종에 취업하여 장시간 혹은 주야로 노동을 해야 하는 현장을 채움으로써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총회가 주제를 '그리스도인 작은이들의 벗'으로 정하고, 교회가 특히 '이주민 다문화가정의 벗'이 되기로 결의한 것은 매우 시기 적절하고, 지난 12월 8일 저희 예장이주민선교협의회가 주관한 쪽방주민들을 위한 '이주민 사랑나눔 한마당'에 참여해주신 것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존경하는 손달익총회장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번 '이주민 사랑나눔 한마당'을 추진한 '예장이주민선교협의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국내선교부 소속으로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약 1백여 개의 교회 혹은 센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30개 정도는 대형 혹은 자립교회의 부설 기관이고, 10개 정도의 센터는 정부나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센터이지만, 나머지 60여 곳은 어려운 조건 가운데에서도 이름도 빛도 없이 바닥에서 헌신하는 매우 작은 교회와 센터들이다. 이중 70%가 중부 및 수도권에 있고, 30%정도만 영호남 등 지방에 소재하고 있으며 아직도 복음의 사각지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들이 훨씬 더 많이 있다. 그런데 선교 사역자들의 생활비가 목회자 최저생계비인 1백50만원도 못 되는 곳이 60%가 넘고, 운영비가 적어 실무자도 없이 담임목사 혼자서 노동인권상담과 복지 문화적 지원, 목회활동, 심지어 지역 안팎에서의 연합활동까지 감당하는 곳이 70%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가 성장이 멈추거나 지체되자 해외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사실상 선교의 성과가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한국교회가 이 땅에 정의와 평화를 이루고 생명을 살리고 풍성하게 하기 위하여 사회적 약자를 섬기고 나누고 대변하는 공동체가 되는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이 아닌 죽어서 가는 천국만을 전함으로써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를 따르지 않고 자기 구원과 축복만을 바라는 이기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으로 타락했다고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열두 제자들에게 전도하기 위하여 굳이 "이방으로 가지 말고 먼저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마 10:5-8)고 명령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이주노동자들과 이주여성들을 우리에게 보내셔서 이러한 우리사회와 교회의 게으름과 부족함을 깨우치시고 이들을 진정으로 영접함으로써 우리가 구원을 받고, 이들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기적들이 이주민선교 현장 곳곳에서 일어나도록 역사하셨다. 이제 우리가 복음과 예수사랑을 전해야할 '땅 끝'은 멀리 해외에 있지 않고 우리를 찾아와서 사회를 밑바닥으로부터 지탱하고 있는 이주민들의 삶의 자리이다. 해외선교가 아니라 이주민선교가 세계선교이다. 이주민선교야말로 가장 성경적이고 본질적인 선교이다. 그늘진 땅에서 예수님을 따라 십자가를 지고 있는 이주민들과 함께하는 작은 교회들을 기억해주고, 손을 잡아달라.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이다.
 
김규복목사(예장이주민선교협의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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