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출판계 결산

[ Book ] 올해 출판계 결산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12월 21일(금) 15:57
독자 마음 사로잡은 책은 여전히 '힐링ㆍ멘토링'
불교계 저자들 강세 반면 기독교 저자들 대중의 사랑 전무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국민 독서의 해'였던 올해 출판계에는 어떤 책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2년 출판계 10대 키워드에는 '힐링ㆍ멘토링'을 비롯해 고전읽기, 마흔, 드라마ㆍ영화 원작 소설, 안철수 현상, 그레이 열풍, 집짓기, 정리, 피로사회, 웹툰 등이 포함돼 있다. 힐링은 비단 출판계 뿐만 아니라 2010년 12월 출간된 김난도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부터 TV 프로그램 '힐링캠프'로 이어진 최근 한국 사회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인터파크 도서가 지난 1년간(2011년 11월∼2012년 10월) 출간된 도서 중 6개 분야 총 1백85권의 후보 도서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에도 힐링ㆍ멘토링 분야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지음)'이 '최고의 책'에 선정된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특징은 불교계 저자들의 강세다. 올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꾸준히 랭크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뿐만 아니라 '스님의 주례사' '방황해도 괜찮아(법륜 지음)' 등 실제로 힐링 분야의 도서에는 불교 지도자들의 책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는 종교를 떠나 위로가 필요한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상대적으로 기독교 저자들은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는 경우가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회장:김승태)에서 올 한해 월간 '기독교출판소식'을 통해 소개한 신간은 총 1천3종에 이른다. 이중 신앙일반 분야가 2백40종으로 가장 많았고 강해설교가 1백12종, 신학일반 77종, 경건생활-기도가 56종으로 집계됐다. 기독교 도서 중 2012년 한 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는 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두란노)'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조병호박사의 '성경과 5대 제국(통독원)', 김하중 전 중국대사의 '하나님의 대사3(규장)'가 그 뒤를 이었다. 베스트셀러 30위 중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과 그의 딸이자 변호사로 지난 3월 사망한 이민아목사의 저서들이 다수 포함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땅끝의 아이들' '지성과 영성의 만남' 등 부녀 저자는 올해 총 6권의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기독교 출판계의 또 한가지 특징은 '국내 저자', 그중에서도 '남성 저자'의 강세가 돋보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독교출판 시장이 주로 외국 번역서에 의존해온 것을 감안할 때 이는 반가운 신호다. 올해 베스트셀러 30종 가운데 한국 저자가 14명, 외국 저자가 7명으로 두 배를 기록했고 이들이 쓴 책으로 비교해도 각각 23종과 7종으로 압도적인 우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남녀 비율로 볼 때 예년과 달리 故 이민아목사 외에는 여성 저자를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과 30종의 도서 중 17종이 3개 출판사에 편중돼있고 베스트셀러를 배출한 출판사가 10개사에 그친다는 점도 기독교출판계의 쏠림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본보는 올해 출판 지면을 통해 지난 1월 내한한 순종의 저자 존 비비어목사, '아플수도 없는 마흔이다'의 이의수목사, 에세이집 '웃음 사전'을 펴낸 코미디언 윤택, 유학 중 의문의 죽음을 당한 딸의 이야기를 풀어낸 '모스크바 비둘기'의 김정순집사, 문학에세이집 '그늘'의 김응교시인, 개그맨에서 목사로 삶의 전환을 소개한 '사람이 별미입니다'의 김정식 등 저자들과 베이징국제도서전 이후 기대되는 한중 기독교출판교류, 몽골기독교출판협회와 한국기독교출판협회의 자매결연 소식 등을 전했다. 신년호부터는 문화와 출판 지면을 통합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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