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삯꾼이라도 되자

[ 목양칼럼 ] 삯꾼이라도 되자

이석형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1일(금) 10:09

[목양칼럼]

염려하고 있는 교회의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청소년 문제일 것이다. 도시 중심에 있는 교회일수록 교회학교는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 변명하기를, 교회는 도시 중심에 있고 교인들이 도시외곽 위성도시로 이사 가서 살기 때문에 저녁예배에 모이지 않아 저녁예배가 오후 예배가 되었고, 교회학교 어린이들은 도시 중심까지 오지 못하고 가까운 교회에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은 서울 주변 위성도시 교회들의 교회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출산율 저하로 청소년 자원이 급격히 줄었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출산율 저하는 상당히 점진적이고 또 인간의 생존번식은 계속되어 자연스럽게 어른에 비해 일정 비율의 아이들은 계속 출산되는 것이다. 나무도 어린 묘목을 심어야 나중에 큰 재목을 얻고, 봄에 씨앗을 뿌려야 여름에 자라고 가을에 거둔다. 강이나 바다의 물고기도 치어를 방류해야 나중에 성어를 얻을 수 있지 않나?

한마디로 한국교회의 내일이 없다.

장년부와 노년부 교인만으로는 시간이 지나면 내일 교회를 지킬 사람이 없지 않은가? 대형교회일수록 장년부 대비 주일학교 비율이 낮다. 장년 출석의 10% 혹은 20%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교회학교를 살리고 교회의 내일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각 교회의 담임목사와 당회원들이 교회학교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담임목사는 마치 장년부 교인만의 목사인 것 같다.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교인이 30%, 50%, 70%로 줄었다고 생각해 보자.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교회학교는 포기하고 이 땅에서 목회를 한다고 하니 신기하다. 할 수만 있다면 교회학교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나? 우리 각자의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투자하는가? 어른에게 투자하는가? 등이 휘도록 벌어 자녀에게 투자하지 않는가? 교회학교에 목회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교회학교 교역자의 어설프고 책임 없는 비전문성이 문제다. 교회학교를 맡은 이들은 그냥 거쳐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은 실험용 실습 재료가 되고 만다. 교사나 교인들이 보며 측은하게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10여 명의 교역자 중 1~2명이 그 부서를 유지 또는 부흥시키고, 7~8명은 줄여놓고 간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자주 하는 말이, 내가 가령 2백명(출석 2백명이면 재적이 5백명이 넘는 숫자이다)의 소년부를 맡았다고 하자. 1~2년 일하다 가면서 50명으로 줄여 놓았다고 하면 이게 하나님의 종인가? 내가 일하면서 1백50명을 지옥에 보내고 떠나니 저승사자가 아닌가?

그렇게 하고도 교회에서 전도사 소리를 듣고 돈을 받아 간다. 대우가 더 좋은 곳으로 간단다. 한심한 일이다. 기가막인 일이다. 가장 사명감이 불타야 하고 열정적이어야 할 신학생들, 대부분의 청소년을 담당할 분들이 일할 줄도 모르고, 하려고도 안하니 실망스럽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예수님은 열 므나 비유(눅19:11~27)에서 한 므나 남긴 종을 끌어다가 죽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 종은 받았던 한 므나를 가져 왔는데도 그랬는데, 우리는 한 므나는 커녕 마이너스 열 므나, 백 므나를 만들어 주인에게 큰 손해를 끼치니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성경에 선한 목자의 반대 개념은 악한 목자이고, 이 악한 목자를 삯꾼이라고 표현한다. 우리에게 적용시키기 미안하나 우리는 삯꾼도 못된다. 최하 삯꾼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나?


이석형목사 / 밀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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