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는 육체도 고친다

[ 예화사전 ] 회개는 육체도 고친다

이성희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1일(금) 10:09

[예화사전]

오래 전 전도사 시절이었다. 어느 집사님이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병원에 심방을 와달라고 하셨다. 나는 부리나케 달려 병원으로 갔다.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 내 앞에 펼쳐졌다. 집사님의 작은 아들이 온 몸에 화상을 입어 죽는다고 소리를 치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발가벗은 채로 온 몸에 바셀린을 바르고 거즈로 덮어 놓았고 큰 아동용 모기장으로 침대를 덮어 놓았다.
 
집사님의 댁은 전통 한옥이었다. 부엌은 방 보다 조금 낫게 생겼고, 방에서 부엌으로 나가는 작은 문짝의 문고리를 벗기면 바로 부엌으로 나가게 되어 있었다. 때는 겨울이라 부엌에는 시커먼 '조선솥'이 걸려 있었고 솥 안에는 물이 끓고 있었다. 겨울에 방을 덮게 하려고 아궁에는 불을 지펴 놓았다. 그 집에는 고양이를 키우는데 때마침 새끼를 낳아 고양이를 춥지 않게 하려고 따뜻한 부뚜막 큰 솥 옆에 고양이 새끼를 두었다. 집사님의 작은 아들이 고양이 새끼를 보려고 문고리를 벗기고 부엌으로 내려가려다 미끄러져 솥의 뚜껑이 열리면서 끓는 물속에 빠진 것이다. 얼굴만 빼고 온 몸이 끓는 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이다. 어머니는 외출 중이었고 두 살 위인 형도 철이 없는 터라 어머니가 올 때까지 뜨겁다는 동생에게 찬물만 끼얹고 있었다. 외출에서 돌아온 어머니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고 나를 부른 것이다.
 
기도를 많이 하던 그의 이모가 병실에 와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조카는 죽게 생겼고 하늘나라는 가야 하겠기에 기도 후에 조카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야, 너 회개할 것 없니?" 견딜 수 없이 아픈 아이에게 회개를 촉구하니 아이는 짜증을 부리며 이모에게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하였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이모의 병상방문과 기도는 계속되었고 조카에게 똑같이 회개하라고 하였다. 아이는 회개는커녕 신경질만 늘었고 회개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흘 때 되던 날 이모는 여전히 병실을 찾아 기도하고 "너 회개할 것 없니?"라고 하였다. 그 때 이 아이는 "이모, 나 회개할 것 있어" 하더니 회개를 시작하였고 그 회개는 30분이나 계속되었다. 친구를 골려준 것, 여자 아이들 고무줄 놀이하는데 고무줄 자른 것, 아이들과 싸운 것, 이런 것들이 회개의 내용이었다.
 
그날 오후 담당의사가 회진 차 병실에 들렀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이의 피부가 아기피부처럼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의사들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여러 차례 수술은 했지만 그 후 건강하게 성장하였다. 회개는 성령님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친히 하시는 일이다. 회개는 영혼의 병을 고쳐 구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육체의 아픔도 함께 고친다.

이성희목사 /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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