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의 벗, 한국교회

[ NGO칼럼 ] 이주민의 벗, 한국교회

김경태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1일(금) 10:05

[NGO칼럼]

방글라데시 노동자 후세인씨가 슬픈 표정으로 사무실을 방문했다. 오른쪽 팔에 깁스를 하고 왔길래 천천히 풀어보니 손목이 없었다. 자초지종을 물어본 결과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프레스 작업을 하는 도중 프레스 기계의 센서가 고장이 났다는 것이다. 센서가 작동이 되어야 작업자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기계에 들어갔을 때 기계가 자동으로 멈춰져 손목을 보호해 주지만 센서가 고장이 나면 손목을 보호받지 못한다. 그래서 작업을 하는 도중 오른쪽 손목이 절단되었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장은 후세인씨의 산업재해보상금 2천4백만원을 받아서 도주하는 통에 자신은 보상을 받지 못하여 본국으로 돌아가지도  한국에 남아 있을 수도 없어 찾아왔다고 했다. 근로복지공단에 확인한 결과 이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고용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난감하였으나 방송국 '공개수배사건25시'에 제보하게 되었고 채택되어 TV방송으로 공개수배를 하게되자 도주하였던 사장이 지인을 통해 합의를 요청하였다. 본 상담소에서는 산업재해보상금 전부를 지급받기를 요구하였으나 현재 사장은 부도를 내고 잠적중에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의 부도로 말미암아 다른 채무자를 피해 다니는 입장이어서 보상금 전부를 보상해 주기 어려운 형편이므로 지인에게 빌려서 일부를 지급하겠노라고 하여 지인으로부터 천만원을 지급받게 되었다.
 
이 안타까운 사건이 신문기사와 방송으로 보도되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교인, 일반시민, 단체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을 보냈고 복지재단에서는 후원금와 비행기 티켓까지 보내주어 보상금 2천4백만원보다 일백만원이 넘게 모금이 되었다. 후세인씨는 6개월 동안 대구지역사회선교협의회가 운영하는 쉼터에서 잠자리를 해결하고 예배와 나눔을 통하여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떠나는 날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고하였다. 종교는 무슬림이었지만 한국교회의 구체적인 도움과 따뜻한 보살핌은 귀국해서도 잊지 않고 그 사회에서 회자될 것이라 생각하니 흐뭇했다.
 
밤 12시에 검은 상복을 입은 가냘픈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교회 문을 두드렸다. 김해에서 남편의 상중에 택시를 타고 대구에까지 찾아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집에서 남편의 장례가 끝나는대로 고향인 캄보디아로 귀국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억울해서 상담소를 찾았다고 했다. 캄보디아에서 교사생활을 했던 여성은 시집와서 지병이 있던 남편을 간호하며 살았으나 남편의 병환은 깊어졌고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남편 앞으로 작은 아파트가 한 채 있었고 적금도 몇 개 들어놓고 있던 터라 시집에서는 재산상속의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조기 귀국을 종용하게 되었다고 판단되었다.
 
상담소에서는 여성의 시집과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고 본 상담소에서는 재산상속의 1순위인 부인의 재산분할을 요청하게 되었다. 시집과의 원활한 대화를 통하여 합의에 이르게 되었고 그 여성은 한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시집으로부터는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 전세금과 생활비 일부를 지급받아 경제적 독립을 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도와주었고 지금은 한국 정착을 위해 국적을 신청을 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이주노동자들이 90년대 초에 한국에 처음 도착 했을 때는 한국교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어려움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도움을 주자 이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도착하면 '교회에 가라, 교회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되었고 그 결과 한국에 도착하면 바로 교회 주소를 가지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가 발생한 이주노동자들이 가까운 교회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면 목회자 또는 직분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을 데리고 직접 상담소로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그 안내로 불이익을 당한 부분의 문제를 해결 받고 웃을 수 있다. 그리고 예배에 참석하고 말씀을 받아들이고 한국교회에 대해 감사한다. 이주노동자들이여, 십자가만 보면 찾아가라.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김경태목사 / 대구 외국인노동상담소 소장ㆍ구민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