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에게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 연재 ] 장애인들에게 사랑을

김선태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12일(수) 09:35

[특별기고]

1975년 일본 전역에서 시각장애인 대표들이 모이는 전도 집회가 있었는데 나는 그들에게 간단히 말씀을 전하며 한국의 시각장애인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순서가 진행되는 가운데 헌금이 전달되는 시간이 있었는데 일본 교회에서 성탄절 헌금의 20% 이상을 일본 맹인 전도협의회에 전달하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고 부럽기가 한이 없었다. 이미 그 당시 일본 맹인전도협의회는 NCC에 가입 되었고 일본 그리스도교단에서 전적으로 후원하고 돕는 기관으로 일본 그리스도 교단의 건물에 작은 사무실도 있었다. 후원 받은 돈으로는 일본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 성경책과 찬송가 무료 보급 사업을 했고 성경통신강좌를 통해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성경 공부를 시키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다운 교회가 없었고 교단 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독립된 사무실도 없는 열악한 처지였다. 그 후부터 나는 하나님께 새벽마다 한국 시각장애인들도 교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염원하며 기도했고 선교와 복지가 이루어져서 시각장애인들도 하늘의 희망을 품고 사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기도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총회전도부 사무실에 작지만 책상을 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고 그것이 기초가 되어 한국교회를 향해 시각장애인들의 선교를 위해 협력할 것을 호소하게 되었다.

이 모든일 들은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이며 이름도 빛도 없이 기도와 헌금으로 도와주신 한국 교회 목사님들과 성도들의 사랑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못지않은 성숙한 시각장애인 세계를 이루게 되었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느 독지가가 시각장애인 선교복지를 위해 써달라고 대지를 기증했고 그 재산이 총회 유지재단에 편입되어 사회복지법인 허가를 받아 시각장애인 선교복지를 전적으로 하려고 할 때 인식이 부족한 교계 지도자들이  5~6년간 승인을 지연시켜 엄청난 손해를 보았다. 그러나 고 김기수 목사님의 기도와 열정으로 유지재단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사회법인 실로암시각장애인 복지관을 만들어 현재는 하루에 3백여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교육, 심리, 직업재활 등 각종 프로그램들을 통하여 각종 재활훈련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로암안과병원에서 수술을 받아도 시력을 찾을 수 없는 이들과 당뇨, 녹내장등으로 중도에 실명한 형제, 자매들에게 재활을 통해 새 삶을 기초를 이루어주는 기관이 되었다.

이러한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서 오늘을 반성하고 내일의 소외당한 이웃들을 향한 선교전략을 새롭게 다짐해야할 필요가 있다. 아직 대다수의 교회들은 절기 헌금도 교회증축이나 교육관, 기도원 건립과 교회 경상비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회들도 성탄절, 부활절, 감사절 등의 절기에 실시되는 헌금의 상당부분을 외롭고 가난하고 병들어 아파하는 소외된 장애인들에게 사용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 새 생명을 살리는 사랑의 실천운동이 정착되었으면 한다.

금년 총회 표어인 "작은이들의 벗이 되자"는 것은 금년뿐 아니라 한국 교회가 지향해 나가야 할 선교의 과제일 것이다.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지 1백20년이 넘는 성숙한 한국교회가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을 기다리며 굶주림과 외로움 속에서 영과 육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찾아가서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사랑의 실천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바이다.


김선태목사 /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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