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들의 인권을 고민하다-빛과소금교회

[ 연재 ] 작은이 돕는 빛과소금교회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2년 12월 11일(화) 17:37
[작은이들의 벗]

'행함이 있는 믿음, 행동하는 교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 땅에서 소외되고 버림받은 작은이들의 벗된 교회가 있다. 이 땅에서 소외된 북한이탈주민인 새터민과 이주노동자, 이주결혼여성들의 벗이 돼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부산동노회 빛과소금교회(원형은목사 시무)가 바로 그 교회다. 지난 1991년 사랑과 땀으로 기도하고 선교하며 봉사하는 신앙공동체로 출발한 빛과소금교회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힘없고 소외된 이웃들의 벗이 돼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일에 열정을 쏟아 왔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자리한 빛과소금교회는 작은이들의 벗된 교회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50여 평의 공간에 한 쪽에는 작은 예배 처소가 마련돼 있고 다른 한 쪽에는 인권상담센터와 기독교이주노동자센터, 새터민무료직업소개소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교회가 하는 사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교회는 공장지대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교회로 첫 발을 내디뎠다. 자연히 공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신앙공동체를 이뤄가는만큼 노동자들의 인권에 남다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이 출근하고 나면 외롭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대접했고 노인대학도 운영하는 등 노동자의 가족들을 위한 사역도 병행했다. 이러한 사역을 펼친 결과, 교회는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얻었고 이를 계기로 지역에서 인권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인권운동을 펼친 담임 원형은목사는 3년간 국가인권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작은이들을 돌보는 사역에 앞장서 왔다. 그가 국가인권위원으로 활동하던 중에 지인으로부터 새터민 사역에 대한 제안을 받은 일이 있다. 그들을 돌보는 이들이 없는 현실에서 지인은 원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해온 것. 그는 한동안 답변을 주지 못한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고향을 등지고 온 사람들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념이나 정치적인 차원이 아니라 인권 차원에서 그들을 돌보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새터민 사역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새터민 사역을 위해 교회가 펼친 첫 번째 사역은 그들만을 위한 무료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일이었다. 새로운 곳에 와서 정착해야 하는 새터민들은 직업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는 무료직업소개소를 운영하게 된 것. 이를 위해 노동부와 업무협력을 통해 단기 집중 직업교육을 실시했다. 무료직업소개소 운영을 통해 교회는 새터민들과 더욱 친근한 벗이 됐고 그들의 어려운 형평을 돌아보며 가족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었다. 새터민들 중에는 곧바로 입주를 하지 못하고 입주를 기다리는 주택비배정자들이 있어 통일부에선 입주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거처를 마련해주는데 교회로 하여금 이들을 관리를 요청해오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교회는 앞으로 새터민을 위한 쉼터를 직접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명절이 되면 교회는 새터민들의 친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새터민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새터민들은 입이 무겁기로 소문이 났지만 교회만 오면 친정 어머니를 대하듯 사소한 일들까지 털어놓는다"면서 "교회가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엔 지역에 있는 새터민을 지원하는 실무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새터민 희망 나눔터'를 운영하고 있다. 교회에서는 또 이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회에선 이들을 대상으로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치유를 주제로 강의하고 또 상담도 해주고 있다.

사할린 동포를 돕는 사역에도 교회는 관심을 가져왔다. 지역에 정착한 1백26명의 사할린 동포들은 새터민들과 달리 국적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나이가 많은 관계로 편견과 차별을 받고 있다. 교회는 이들을 위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는 일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동시설을 마련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도 빛과소금교회는 북한이탈주민인 새터민과 이주노동자 및 이주결혼여성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한걸음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들의 진정한 벗이 되기 위해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