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있는 CEO

[ NGO칼럼 ] 국내 지역사회 선교

이필숙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11일(화) 16:56
[NGO칼럼]

이태석 신부님의 '울지 마 톤즈'라는 책과 영화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 많은 매스컴이 신부님의 행적을 기리면서 후원회도 만드는 등 전국적으로 이른바 '이태석 열풍'이 일기도 했다. 이국땅 아프리카에서 수고한 그의 숭고한 헌신이 우리네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뿐인가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갔는가?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우리 기독교는 혼자 울고 혼자 웃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각 교회들은 앞 다투어 해외선교라는 미명아래 전 세계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관심이 매우 높은 반면 국내에서 지역사회 선교를 위한 정책과 후원은 총회 차원뿐만 아니라 노회에서도 관심이 적다.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매우 많이 든다. 지금 이국땅에서 배고픈 이들이 지구의 절반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죽음을 맞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국내선교는 뒷전인 현실이 마음이 아프다. '마치 모든 사람이 잘 살고 있다'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오히려 노숙인 들은 점점 더 불어나서 모두가 부서진 마음을 주워 담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느 누구하나 손 내밀지 못하는 이들에게 잠자리는커녕 먹는 것도 두 끼로 제한하는 정부의 정책이다. 정부가 다 해준다는 아이러니한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소외된 이들은 점점 어둠의 자식으로 몰락하고 있다.

사람들은 "희망이, 믿음이 중요합니다"라고 외치지만 저들은 "당신이나 희망, 믿음, 사랑 외치세요. 우리는 당신과는 너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니까요?"라고 대답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교회는 말로는 이웃과 사랑을 말하지만 실천은 아직도 부족하기만 하다. 과연, 기독교가 돈 몇 푼 던져주는 일이 선을 행하는 것일까? 다시 한 번 뒤돌아보아야 할 큰 과제인 것 같다. 진정 가난한 이웃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할 것 같다. 국내 선교를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 같다.

지난 15년간 노숙인 쉼터를 운영하면서 쉼터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8년에 거쳐 물질의 고통을 겪고 있다. 센터를 마련하는 일이 너무나도 힘든 반면 도움의 손길을 주는 이는 없다. 이러한 문제들을 홀로 해결한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처음 빈민사역을 많은 분들이 도왔지만 노숙인을 돕는 일은 그렇지 못하다. 정신이상 장애인을 돌보아 주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노숙인 들을 돕는 것은 쓸모없다는 매우 잘못된 인식들을 가지고 있다. "저 멀쩡한 것들을 왜 도와 주냐"고 사람들은 말한다. "육체의 장애보다 정신의 장애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고 말한다.

좀더 노숙인을 돌보아주는 도움의 손길이 밥 퍼주는 도움 보다는 더 깊은 상처를 치료해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음지에 있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총회, 노회는 더욱 더 낮은 자를 향한 진정한 벗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슬로건만 거창하게 내거는 정책은 안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국내 선교를 위해 이태석 신부처럼 헌신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다.


이필숙 / 금정희망의집 이사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