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양성에 열정 쏟는 기타리스트 함춘호집사

[ 문화 ] 기타리스트 함춘호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12월 10일(월) 10:38
"연주로 세상과 소통 … 내가 가진 경험 제자들에게 모두 나눠주고파"

   
함춘호. 그는 한국 최고의 기타리스트다. 그리고 크리스찬이다.
 
내년 2월 즈음에는 '함춘호'라는 이름을 브랜드로 하는 기타가 출시된다. '함춘호가 연주하면 히트친다'는 속설처럼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가 처음 기타를 잡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다. 그보다 먼저 기타 소리를 들은 것은 포크댄스 시간, 그는 여학생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볼까 싶은 마음에 댄스에 심취하면서도 "그때 기타 소리가 참 감미롭게 들렸었다"고 어렴풋이 추억한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10대의 함춘호는 성악 전공으로 들어간 예원중학교에서 노래 반주를 위해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저주받은 F코드"에 막혀버릴 때면 한 곡을 완창하기 위해서라도 기타를 놓지 말아야 했다.
 
지난달 28일 정오 서울신대 성결인의집에서 열린 수요음악회에는 지난 3월부터 서울신대 실용음악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함춘호교수(벧엘교회, 51세)가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연주자 함춘호로서가 아닌 교수로서 무대에 섰지만 그에게 무대는 기쁨이자 가장 훌륭한 강의실이다. 아직은 교수 함춘호 보다 연주자 함춘호가 더 익숙하다는 그는 "무대에 함께 서서 연주의 느낌을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다. 무대에서 한 번의 실수가 아이들에게는 뼈저린 경험이자 가장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요즘 그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총총한 눈빛의 학생들을 보면서 "내가 가진 경험을 다 나눠줘야겠다"고 다짐하다가도 연주자로서의 활동을 게을리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싶은 생각 때문이다. 대중음악, CCM을 가리지 않고 무수히 많은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한 그이지만 2007년에 낸 찬송가 연주 앨범 'Quiet time' 외에 아직까지 개인 앨범이 없다. 창작곡으로 된 음반이 올해초 나올 예정이었지만 그가 교수직을 맡고 실용음악과의 경쟁률이 치솟으면서(24:1, 보컬 부문 39:1) 1년째 미뤄지고 있는 중이다. "앨범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정말 많다. 빨리 내 이름으로 된 앨범을 내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면서도 "지금 당장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도 상위권에 입상할 수 있을만한 재능있는 친구들이 많다. 학생들과의 시간을 더 늘려야겠다"고 말하는 그다.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누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요?" 그와 작업하기 원하는 뮤지션들이 줄을 잇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인생 선배로서나 아티스트로서나 까마득한 후배들과의 작업에도 함 씨는 연주 테크닉을 내세우기보다 철저하게 듣는 편이다. 기타 마니아인 독자들을 위해 현재 그가 애용하고 있는 모델명을 물어봤다. "한때는 3~40대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장르별로 녹음에 필요한 10여 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타는 연인과 같아서 돌봐주지 않으면 삐지고 화내고, 아무리 좋은 기타도 어느 날 망가져서 장식품이 되어버리거든요." 클래식 기타는 우리나라 장인이 만든 서민석기타, 어쿠스틱 기타는 올슨, 일렉트릭 기타는 제임스 타일러에게 직접 기증받은 타일러 제품을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신대로 오게 된 데는 학교측의 삼고초려한 간청도 한몫했지만 어린 시절 성결 교단과 깊은 인연의 영향이 컸다. 함 씨는 "몇 군데서 제의도 있었고 일부 강의도 나가고 있었을 뿐 아니라 학교를 직접 세우고도 싶었다"면서 "하지만 신학교에서 실용음악과를 만든다는데 깜짝 놀랐고 1백년이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개혁적인 의지를 보면서 고민 끝에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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