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눈물

[ 우기식목사의 건빵연가 ] 감격의 눈물

우기식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10일(월) 10:18
[우기식목사의 건빵연가]

17년 전에 군에서 만난 '감독관'이라고 부르는 '준사관’한 분이 계셨다. 부인과 자녀들은 좋은 교회의 일꾼이었지만 이 분만은 가족들의 신앙생활을 반대하지 않으시면서도 정작 본인은 교회를 나오지 않으셨다.
 
이분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사무실을 찾아가면 필자를 늘 피해 다니셨고, 간혹 얼굴을 마주쳐도 조용히 웃으며 이야기만 듣던 품위 있는 분이셨다. 그런데 그분의 고등학생 딸이 공군가족이 되어 필자가 현재 사역하는 교회로 전속을 왔다. 그리고 우연히 그분이 힘든 투병중인 것을 알게 되었고, 간절한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원주로 결신을 시키기 위해 교우들과 함께 방문하게 되었다.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모른다. 병세때문에 말씀을 전혀 못하시는 그분에게 처음 복음을 전했을 때는 거부를 하셔서 낙심을 하였는데, 그 가정을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복음을 전할 때는 주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기적이 일어났고, 바로 며칠 전에 다시 방문하여 세례까지 베풀게 되었다.
 
그분은 눈물을 흘리시면서 세례를 받으셨다. 물론 아무 말도 하지 못하셨지만 말이다. 이런 황홀한 건짐의 사역을 할 때마다 목사로서 감격하고 감사하게 된다. 이 기적을 경험하면서 오래전에 교육사령부에서 사역할 때의 경험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훈련소 선교 사역을 하려면 외부의 큰 도움이 여러모로 필요한데 한 해 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그 다음해 필요한 예산지원 약속을 해가 바뀌기 전 모두 준비한 다음 마음을 놓고 있을 때였다. 그때 갑자기 IMF라는 거대한 비극이 몰려왔다. IMF를 겪으면서 두 가지의 눈에 띄는 변화가 사역지에 찾아왔다. 첫째는, 그동안 준비해 놓은 선교지원 약속이 대부분 물거품이 되고 새로 지원약속을 받아 내어야 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고, 또 하나는 갑자기 상상도 하지 못할 엘리트들이 훈련소에 입대를 하는 현상이었다. 특히 장교를 양성하는 과정은 취업의 문제가 있어서인지 듣도 보도 못한 전 세계의 인재들이 몰려드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 과정의 예비장교들에게는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이처럼 똑똑한 청년들이 쉽게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이며 세례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 사건이 일어났다. 세례를 위해 복음을 제시하고 결신 초청을 했더니 자그마치 입소 인원의 55%가 주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세례를 받겠다는 것이었다. 너무나 놀라운 마음을 쓸어 담으면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었는데 필자는 감격에 겨워 이렇게 기도하였다. "하나님! 바깥에서는 교회 문턱도 넘지 않을 이 엘리트들에게 이렇게 많이 결신시키고 세례를 베풀게 하시니 지금 제 생명을 취하셔도 저는 좋습니다. 지금 주신 은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었다.
 
이 감격이, 용기를 내어 이처럼 오랫동안 군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원동력인 것이다. 군 선교현장은 구원의 최전선이다.이 감격스러운 현장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우기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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