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동영상 레슨으로 재능기부하는 성악가 김혜정집사

[ 문화 ] 성악가 김혜정 재능기부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12월 03일(월) 11:15
   

"발성하고 10분이 지나면 왜 소리가 도망가 버릴까요?", "복식호흡 연습을 하면 왜 어지럼증이 생길까요?", "목구멍 안에 커다란 공간을 갖고 싶어요."
 
인터넷 카페 헤르타(http://www.herta.kr)에 올라온 '오늘의 강의' 제목들이다. 지난 2009년 '과학적 성악발성법' 교육을 목표로 개설된 이 공간의 현재 회원은 3천67명. 성악박사인 김혜정집사(소망교회 솔리스트, 52세)가 운영자로 김 집사 뿐만 아니라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 중인 20여 명의 성악가들이 직접 강의를 맡는다. 호흡법, 발성법, 가사발음법에서부터 무대연기 지도에 이르기까지 음대에서 배울 수 있는 전문 강의를 무료 동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 새로운 형식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지난달 23일 만난 김 집사는 이 공간을 가리켜 '보물창고'라고 했다. 성악 전공을 꿈꾸고 있다는 고3 여학생은 "소리를 먹는 것, 몸이 굳는 것 등 고민하고 있을 때 우연히 이 카페를 알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선생님은 정말 노래를 사랑하시는 것 같다"며 "저도 크리스찬인데 성악도가 되어서 주님께 제 찬송으로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헤르타'라는 카페명은 메트로 폴리탄의 전설적인 프리마돈나이자 김 집사의 은사인 헤르타 글라츠에게서 따온 것. 초대 감리교회 김병권목사가 증조할아버지로 4대째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한 김 집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을 이웃들과 나누며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삶 가운데 실천하기 위함"이라고 카페 개설 이유를 밝혔다.
 
김 집사의 설명에 의하면 발성의 기본은 '자세'에서 온다. 인터뷰 내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정자세를 유지한 그는 "발성법을 익히면 에머랄드, 루비처럼 보석같은 소리가 나온다"며 "목소리 개발은 평생 해야 한다. 나도 가르치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보통 성악기법은 일대일 레슨을 통해 전해지는 경우가 많고 입시 강의의 경우에는 레슨비도 상당하다. '성악박사 김혜정의 발성법 강의노트'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성악기법이라는 것이 비밀의 방 안에 갇혀 폐단이 뒤따르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며 "성악가들 사이에서도 타인의 기법은 전혀 알 수가 없고 때로는 건강하지 않은 기법이 정통처럼 학습되는 부작용도 있다"고 공개 동영상 레슨의 유익을 설명했다.
 
온라인상의 네트워크가 올해부터는 오프라인 모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세에서 75세까지 전 연령층이 참여하는 '헤르타혼성합창단'이 결성된 것. 주부 단원인 문미경씨는 "노래를 하려고 하면 떨려서 소리를 못냈었는데 이제는 자신감 있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다"고 합창단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수원동부교회 어린이들로 구성된 '헤르타키즈오페라단'과 한신교회의 '한신어린이합창단'을 통해서는 성악 꿈나무들을 양성하고 있다.
 
한편 오는 15일 저녁 8시 반포아트홀에서는 '헤르타 학예회'가 열린다. 이날 학예회의 하이라이트는 프로 성악가들과 네티즌들, 어린이합창단이 한 무대에서 꾸미는 오페라 카르멘의 갈라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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