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분노하는 남편,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칠까봐 불안합니다

[ 상담Q&A ] '분노 조절 장애'

홍인종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1월 30일(금) 09:59

[상담Q&A]

   
Q : 남편이 자주 화를 냅니다. 뉴스에 파렴치범이나 성범죄자가 나오면 욕을 하고 화를 냅니다. 정부의 정책이나 정치인, 교회 등에 대해서도 상당히 비판적입니다. 운전할 때 또는 함께 식당이나 가게를 가면 가끔씩 시비가 붙기도 합니다. 연애 때에는 남편이 박력있고, 올곧은 태도가 괜찮아 보였는데 아이들이 학령기가 되니까 혹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불안합니다. 남편은 일찍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불같은 성격을 닮았다고 합니다. 남편이 직장에서 인정도 받고, 운동도 잘하고 신앙생활도 하는데 욱하는 성질만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A: 내담자의 남편은 장점이 많아 보입니다. 운동도 좋아하고 호불호가 분명한, 남성미가 넘치는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직장생활도 잘 하고, 나름 신앙생활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화가 나면 참지를 못하고 순간적으로 분노를 폭발하는 것이지요. 상담용어를 쓴다면 남편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화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주 화를 내고, 억울하거나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강하고, 그래서 거친 말이나 폭력적 태도 때문에 관계에 갈등이 생겨난다면 도움이 필요합니다. 분노폭발은 충동적인 것과 습관적인 것, 즉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남편은 충동적인 면(급한 성격)도 있겠지만 습관적인 분노가 더 강한 듯 합니다. 왜냐하면 남편이 어렸을 때 아버지가 종종 화를 냈다고 하니, 언어적인 학대나 폭력 등을 경험하면서 학습된 분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남편은 생각이 다르거나 충돌이 일어날 때 언어적으로, 행동적으로 화를 내는 것에 익숙해 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가 나는 이유는 좌절감, 무시당함, 억울함, 남의 탓 등 내면적 감정이 외부를 향해 표출되는 형국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 흑과 백, 양극단적 사고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일반적으로 분노조절을 위해서는 비합리적인 사고와 남의 탓으로 돌리는 생각을 바꾸는 인지치료와 분노 조절의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주로 합니다.

남편을 바꿀 수는 없지만,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분노조절 훈련 등을 함께 받을 것을 제안할 수는 있습니다. 남편이 분노조절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노 때문에 폭력적 언어나 행동을 자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분노의 감정 보다 화가 나도록 이끄는 생각(예:'왜 똑바로 운전 못하는 거야')을 깨닫고 다른 사고 (예:'매우 바쁜 일이 있나보네')로 전환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화가 날 때 신체적으로 긴장하고 얼굴이 상기되기 때문에 복식호흡과 이완훈련 등으로 분노의 감정이 상승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영화 '성질 죽이기'등은 분노조절에 많은 통찰력을 줍니다).

바울 사도는 30대인 디모데에게 "각처에서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이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딤전 2:8)고 말합니다. 기도생활과 거룩한 섬김이 분노와 다툼을 이깁니다.


홍인종교수 / 장신대 목회상담학ㆍ희망나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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