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식박사, '나에게 꽃으로 다가오는 현장' 출판기념회

[ Book ] 오재식박사 출판기념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11월 27일(화) 17:43

에큐메니칼 원로의 회고, 큰 감동으로

"살아온 날들에 대한 후회는 없다."

생의 마지막 순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에큐메니칼 1세대로 종횡무진 현장을 누볐던 오재식박사의 회고록 '나에게 꽃으로 다가오는 현장(대한기독교서회)'이 최근 출간됐다. 오 박사는 회고록 서두에서부터 이러한 고백을 쏟아놓는다. "후회 없이 살았다."

지난달 1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부인 노옥신여사의 팔순 축하 모임을 겸해 열린 회고록 출판기념회에는 선후배 에큐메니칼 활동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지난 몇년간 암투병으로 인해 수척해진 오재식박사가 단상에 섰다. 병이 찾아오고 도리어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을 경험했다는 그는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한국학생기독교운동협의회(KSCC), 한국YMCA 간사,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총무 등 기독학생운동에서부터 아시아기독교교회협의회 도시농촌선교회(CCA-URM) 간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훈련원, 통일연구원장, 세계교회협의회 개발국장 및 제3국장, 참여연대 창립대표, 월드비전 회장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오 박사는 이 책에서 김춘수시인의 '꽃'을 읊어보이며 "나에게 현장은 꽃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한다. 현장에서 보고 감동해도 그냥 지나가버리면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으며, 이름을 불러주고 악수하고 껴안아주고 같이 울어줄 때야 비로소 '꽃'이 되어 온다는 설명이다.

회고록에는 "내가 한 게 아니라, 친구들이 한 것이다", "내가 한 일이 아니라, 현장이 시켰다", "내가 자랑할 일이 아니다"는 말이 유독 자주 등장하고 있다. 책장을 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빛바랜 사진들이다. 정신적 지주인 함석헌선생에서부터 김재준 강원용목사 등 "나를 이끌어주고 함께 한 사람들"과의 추억이 사진 속에서 되살아난다. 오 박사가 투병을 시작하면서 자녀들에게 보내기 시작한 '수유리통신'도 일부 수록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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