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 논단 ]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김명용총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1월 23일(금) 11:05

[주간논단]

교회는 세상을 살리고 변화시키고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공동체이다. 그런데 어떻게 세상을 살리고 변화시키느냐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고, 또 모르는 경우도 많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리는 길이 무엇일까?

첫째는 신학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린다.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린다고 하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런데 신학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린다고 하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이 자리가 한국교회의 약점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린다는 말과 신학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린다는 말은 거의 같은 말이다. 왜냐하면 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나온 오늘의 시대에 사용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위한 성령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신학은 성령에 의해 사용되는 오늘의 하나님의 말씀의 도구이다.

종교개혁 시대에 루터는 만인 사제직을 강조했다. 만인 사제직은 신학이다. 물론 이 신학은 성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신학이 있었기 때문에 종교개혁의 위대한 역사는 시작되었고 교회가 새로워지는 엄청난 변화가 나타났다. 칼빈의 정신을 이어받은 개혁파교회는 이 만인 사제직을 다시 만인의 왕직으로 발전시켰다. 그런데 개혁파교회가 발전시킨 만인의 왕직이라는 신학은 엄청난 정치적 혁명을 가져왔다. 당시에는 왕권신수설이 지배하고 있었다. 왕권신수설이 무엇인가? 왕의 권한은 신이 내린 것이라는 왕권신수설은 엄청난 독재를 가능케하는 이론이었다. 개혁파교회가 발전시킨 만인의 왕직은 왕권신수설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로 가는 결정적 역사적 공헌을 했다. 황제만이 왕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왕이기 때문에 황제가 통치하기 위해서는 백성들과 계약을 맺어야 하고 황제가 이 계약을 어기면 황제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 왕권신수설을 대치하는 개혁파교회가 발전시키 계약설이었다. 이 계약설이 민주주의로 가는 결정적 이론이었다. 만인의 왕직과 계약설은 신학이었다. 그런데 이 신학이 독재의 마귀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찬란한 역사를 만든 것이다.

한국교회는 잘못된 신학에 대한 비판은 아주 많지만 바른 신학이 세상과 역사를 바꾼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상에서의 역사적 책임에 자주 실패하는 것은 신학에 대한 멸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신학은 오늘 여기에서 성령께서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의 도구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둘째, 기도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린다. 역사의 주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기도는 세상의 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귀중하다. 칼 바르트(Karl Barth)는 역사를 '히스토리(Historie)'와 '게쉬흐테(Geschichte)'로 나누었다. 히스토리는 인간 상호 간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역사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역사이다. 그런데 바르트에 의하면 히스토리는 참 역사가 아니다. 바르트에 의하면 게쉬흐테가 참 역사이다. 게쉬흐테는 인간 상호 간의 역사 뿐만 아니라 초월적인 차원을 갖고 있는 역사인데 곧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역사를 언급하는 역사이다. 역사의 주가 하나님이신데 하나님을 빼고 역사를 언급하는 것이 과연 바른 역사관일까? 성경은 게쉬흐테의 차원을 가르치는 책이다. 그런데 이 성경이 언급하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을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이다. 기도하는 교회가 세상을 살리고 역사를 바꾼다.

셋째, 사랑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린다. 교회는 사랑의 힘을 믿어야 한다. 마귀는 다른 것은 다 이기지만 사랑은 이기지 못한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사랑이시기(요일 4:8) 때문이다. 사랑 속에는 성령의 힘이 나타난다. 교회는 세상의 권력이나 강압적 힘을 사용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예수님께서 왜 왕이 되시지 아니하시고 사랑과 섬김의 길을 가셨는지를 유념해야 한다. 사랑의 길은 도움과 설득과 감화의 길이다. 그 길이 멀고 힘든다 해서 강압적 도구를 사용하면 안 된다. 사랑은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이 교회가 세상에 전해야 하는 메시지의 핵심일 것이다.


김명용 총장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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