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의 벗 신당중앙교회 밀알청년부 봉사팀

[ 연재 ] 신당중앙교회 밀알봉사팀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11월 21일(수) 10:40
[영크리스찬]

거리천사(노숙인)들의 벗 신당중앙교회 밀알청년부 봉사팀
작은 섬김, 예수님의 큰 사랑 전하는 도구

자정에 보온통 들고 지하도 찾아 따듯한 밥 한끼
노숙인 위한 작은 음악회로 겨울 추위 눈 녹듯이

"야 이 자식들아 밥에 돌이 들었잖아, 우리가 거지냐? 이런 밥 주려면 오지 마, 너희 같은 놈들 필요없어"

쌀쌀해진 날씨 탓일까. 길거리 사람들의 신경이 날카롭다. 한동안 눈에 띄지 않던 노숙인들이 우리의 삶 속으로 다가선다. 따뜻한 밥 한 그릇에 사랑을 담아냈건만, 돌아오는 건 욕설과 비난일 때도 있다.

어둠이 짙어지면서 영하로 떨어진 날씨가 더욱 매섭다. 찢어진 옷깃을 더욱 단단히 여미는 노숙인들의 몸 짓 속에 더운 것이 추운 것보다 낫다는 사람들의 말을 실감한다.

마음마저 얼어붙은 것일까. 표정에는 변화가 없다. 웃음은 사치다. 어려운 시대, 험난한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상처받은 영혼들이 잠자리를 찾아 서울 전철역 주변을 배회하다가도 '거리의 천사(섬김이:안기성)'들을 만나면 부드러워진다. 그들이 베푸는 사랑에 잠시 휴식을 취한다. 따뜻한 밥 한 공기, 따뜻한 말 한마디, 찬양과 기도는 추위로 차가워진 작은 자, 노숙인의 손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희망의 씨앗이고, 사람이 난로인 셈이다.

세상과 등을 돌린 노숙인에게 따뜻한 밥 한 공기를 대접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기독청년들이 있다. '거리의 천사'를 통해 매월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신당중앙교회(정영태목사 시무) 청년들이 주인공이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술에 취해 방황하는 청년들도 있지만, 새벽녘에 자신 보다는 남을 위한 열정에 힘을 쏟는 기독청년들도 있기에 한국사회와 교회는 희망을 노래한다.

지난 19일, 밤 11시 30분. 급식 봉사에 참석한 청년 10여 명은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있는 거리의 천사를 떠나 시청역과 을지로, 을지로3가역으로 향했다. 밥과 국이 든 보온통을 들고 지하도에 들어서자 이미 2백여 명의 노숙인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청년들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 후 급식을 시작한다. 이날 메뉴는 쌀밥과 미역국, 김치, 그리고 초밥이다.

배식을 맡은 청년 10여 명은 활짝 웃는 얼굴로 노숙인 한 명 한 명에게 "맛있게 드세요. 건강하세요"라고 외친다. 웬만한 식당 종업원보다 친절하다. 적지 않은 노숙인이 "감사히 먹겠습니다"라고 화답한다.

밀알청년부 봉사팀장 정균일씨(26세ㆍ신당중앙교회)는 "노숙인들을 섬기는 봉사를 통해 평소에 느끼지 못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깨닫는 것 같다"며 "큰 배의 작은 키가 항로의 방향을 결정하듯이, 청년들의 작은 섬김과 헌신이 예수님의 큰 사랑을 전하는 귀한 도구로 쓰임 받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식사 시간에는 새치기 하거나 밥을 빨리 달라고 보채는 노숙인이 많지 않고 질서정연한 모습은 인상적이다. 청년들의 친절한 섬김이 빗어낸 결과다. 청년들은 입구 한켠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바이올린 연주도 선보인다. 그들만의 만찬인 이유이다.

거리의 천사 조정희팀장(명성교회)은 "거리의 천사를 통해 47개 팀이 봉사를 하고 있는데 40여 개는 대부분 교회 청년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노숙인들의 회복 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치유받는 은혜를 경험하기 때문에 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 같다"며 거리의 천사 사역은 봉사자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바이올린 연주로 사랑을 실천한 박문서씨(30세)는 "고등학교 때부터 노숙인들을 위한 봉사를 했다. 최근에는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 그분들의 영혼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한다"며 "이 땅의 작은자들을 위해 물질보다는 실천, 실천보다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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