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

[ 연재 ] 사랑의 힘

우기식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1월 16일(금) 15:07
[우기식목사의 건빵연가]

공군에서 사역하고 있는 필자의 원래 군사역 희망지는 현재와는 다른 군이었다. 그 군을 가기위해 기도를 오랫동안 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당연히 사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갑자기 예기치도 않은 공군에 오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초임지는 우리나라에서는 무척 높다고 하는 산봉우리에 위치한 부대였다. 부대에 부임 하고서는 그 생소함에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당시 유일하게 위안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부대교회는 그 규모가 어떠하든 간에 병사들로 가득히 채워져서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믿는 믿음(?) 때문이었다. 여기에 관하여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고, 실제로 위문을 가서 목격하였으며, 많은 보고서를 통하여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첫 수요예배 시간을 간절히 기다렸다. 그런데 예배시간 5분전이 되어도 병사들이 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도 '군인들은 원래 시간을 꼭 맞추는 집단이니까 정시에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예배를 시작했는데 그 예배는 단 3명만이 참여를 했다. 그때부터 또 얼마나 당혹하며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내가 그토록 기도했던 군에는 안 보내 주시고 단 3명 앞에서 설교하게 하시니 하나님 참 그렇습니다!"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데 얼마나 마음이 어려웠는지 모른다.
 
이런 군에서 3년을 지내야 한다는 것이 절망 그 자체였다. 그런 절망에 빠진 마음으로 한 주간을 보내었는데 이 위기에서 필자를 건져준 것은 주일날 예배에 참석한 한 병사의 눈물어린 기도였다.
 
목사는 한없이 방황하고 있는데 "이 높은 산에 2년간 계시지 않았던 목사님을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며 기도하던 병사의 눈물을 보면서 비로소 회개할 수 있었다. "내가 무엇이라고…"라며 말이다. 그 순간부터 거짓말처럼 부대의 젊은이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들을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 방황은 사라지고 기쁨과 감사가 넘쳐나서 결국 나중에는 온 교회에 장병들이 가득히 차서 예배를 드리는 결실을 거둘 수 있었고, 그곳에서 군에 와서 최초로 세례를 베푼 형제가 후에 목사님이 되는 영광도 누리게 되었다. 주님이 주시는 사랑의 힘 때문이라고 지금도 믿고 감사하고 있다. 병사들을 양성하는 부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훈련장병들은 주일에 최대한 청결하게 가꾸어서 교회에 오려고 하지만 일주일 내내 몸에 배어있는 훈련 중 스며든 땀내는 군복에서 지울 수가 없고 특히 여름철에는 냄새를 견디기가 참 어렵다. 그런데 이 냄새는 이상해서 교회를 잠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고약한 냄새이지만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달콤한 냄새가 되어 버린다. 아니 냄새가 아예 나지 않는다. 교회로 온 귀하고 사랑스러운 영혼들만 보이기 때문이다. 주님이 주시는 사랑의 힘 때문이다. 군 교회에는 이런 사랑이 가득 넘쳐난다. 이처럼 좋은 교회가 곳곳에 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셔서 만났으면 좋겠다.

우기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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