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 기부천사 고 김우수씨 영화화

[ 문화 ] 철가방 기부천사 영화화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11월 13일(화) 15:11
월급 72만원으로 5명의 아이들 7년간 후원해 온 故 김우수 씨의 감동 실화 영화로
탤런트 최수종, 가수 김태원, 소설가 이외수 등 재능기부로 영화 제작 참여


   
▲ 지난 8일 윤학렬감독(右)과 기독교문화보급운동본부장 백성기목사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은 "모든 것이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며 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짜장면 배달부 김우수씨의 생애를 그린 영화 '철가방 우수氏'가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행복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배달 중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김우수씨(54세)가 마지막 순간 남긴 말이다. 가족이 없는 고아로 창문도 없는 고시원 방에서 외로운 삶을 이어온 그는 72만원의 월급으로 5명의 아이들을 7년 넘게 후원해온 키다리 아저씨였다.
 
영화 '키스도 못하는 남자'에 이어 1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최수종씨(주님의교회)가 노개런티로 주인공 역을 맡아 열연했고 가수 김태원, 디자이너 이상봉, 소설가 이외수 등이 재능기부로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18년 만에 내가 해야 할 영화를 만난 것 같다"고 흔쾌히 출연을 허락했다는 최수종씨는 "힘들고 각박한 세상에 살면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할 수 있게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윤학렬감독(일산화평교회 집사)을 만나 '철가방 우수氏'의 메이킹 스토리를 들어봤다.
 
"모두 성령님이 하신 일입니다." 윤 감독은 전 출연진 및 제작진의 재능기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뉴스에서 기부천사 김우수씨의 장례 소식을 접하면서 "저분이 정말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닐까요?"라고 대화를 나눴던 것이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새벽기도 중 떠올랐고 윤 감독은 중국집 전화번호 뒷자리 '3838'을 단서로 수소문해 우수씨의 고시원을 찾아갔다고 한다. 한 평도 되지 않는 고시원 방에서 5명의 후원 어린이들 사진과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는 시편 구절이 펼쳐진 성경을 발견한 순간부터 그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이끌려 영화 제작을 이어왔다.
 
김우수씨와 윤 감독은 직접 대면한 적이 없지만 묘하게 닮아있다. 서울역에서 구걸을 하며 소년원을 전전하다 불혹의 나이를 넘겨 교도소로 향하게 된 우수씨는 그곳에서 한 권의 책을 만난다. 어린이재단에서 발행하는 '사과나무'. 자신과 같이 힘든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돕기로 작정하면서 그는 출감 후 새로운 사람이 됐다. 오전 5시 30분 기상, 새벽기도를 마치고는 신문 경제면을 정독하고 하루 종일 배달로 번 돈을 5명의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삶으로 바뀌게 된 것.
 
윤 감독 역시 2008년 봄을 전후로 크게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영화감독이자 방송 작가로 샤머니즘 프로그램 제작의 달인이었고, 이기적인 교회의 모습을 비난하는 안티 기독교인이었던 그는 평소 자신을 전도해온 권영미권사(지구촌교회)의 간청에 마지못해 찾아간 커피숍에서 극적인 회심을 경험했다. 생전 처음 만난 한 강도사에게 기도를 받으면서 성령 체험을 한 것. "제 명함에 예수 얼굴이 그려져 있다는 말에 화가 나서 빨리 기도나 해달라고 했는데 어느새 30분이 지나서 사람들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저를 구경하고 있었어요. 그 이후로 마음에 평강이 찾아왔습니다." 하루는 아들과 목욕탕에서 부자(父子)만의 치유와 화해의 세리모니를 치렀다. "아무런 선택권 없이 절에서 백팔 배를 해야 했던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인간 대 인간으로 진심 사과했더니 아들이 펑펑 울더라구요."
 
영화는 벌써부터 커다란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휴머니즘을 다룬 영화로 소개되고 있을 뿐 김우수씨의 신앙은 간접적으로 전달된다. 이를 가리켜 '지혜롭게 감춰진 사인'이라고 설명한 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작은 예수를 만났으면 한다. 앞으로 재능있는 청년들의 영상선교에 멘토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여유가 있어야 돕는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고 자신만의 나눔 철학을 피력했던 김우수씨가 영화를 통해 오늘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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