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법리부서 '소송은 늘고 인력은 부족'

[ 교단 ] 총회 법리부서 점검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2년 11월 12일(월) 10:16
'판결, 맘에 안들면 사회법정으로' … 매년 증가 추세
법리 부서, "매회기 평균 70여 건 접수, 깊이 있는 심리 어렵다"

최근 교회들마다 갈등과 분쟁이 잦아지면서 총회 재판국에서 다루는 소송건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교회 내의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의 교회 현실을 감안할 때에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의 분쟁을 해결할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소송건을 다룰 치리기관은 마련돼 있지만 소송 당사자들이 재판의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에선 잘못된 판결로 교회의 분쟁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결국 소송 당사자들이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곧바로 사회법정으로 끌고 가는 것만 봐도 이러한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제97회기 총회 정책협의회에서 소개된 자료에 따르면, 총회 재판국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법정으로 끌고간 사례가 92회기부터 94회기까지는 한 건도 없었지만 95회기 2건, 96회기에는 무려 10건에 이르고 있어 이러한 사례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추세다. 결국 총회 재판국의 활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에선 총회 법리부서들이 교회 내의 갈등과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쪽 보다 오히려 갈등과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우선, 매회기마다 총회 법리부서에서 다뤄야할 사건들이 너무 많아 깊이있게 심리하고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총회 재판국에선 재판국원을 늘여달라는 요청도 제기되고 있다.

제97회 총회 정책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총회 재판국에서 한 회기에 다루는 사건만 92회기 53건, 93회기 23건, 94회기 26건, 95회기 52건, 96회기 74건 등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사건마다 심도있게 다루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총회 헌법위원회의 경우도 92회기 74건, 93회기 67건, 94회기 68건, 95회기 94건, 96회기 75건 등 매 회기에 평균 70여 건의 질의에 대해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일부이긴 하지만 법리부서의 잘못된 재판으로 불신을 자초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제97회 총회에선 전 총회 재판국장이 총대들 앞에서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재판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점을 사과하면서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총회 재판국으로선 오점을 남길 수밖에 없다.

심지어 총회 법리부서간의 갈등이 법리부서에 대한 불신을 자초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총회 재판국의 판결과 헌법위원회의 해석이 상이하게 나와 소송 당사자들을 당혹케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제96회 총회에선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헌법위원회에서 해석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총회 법리부서는 교회 내의 갈등과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제97회기 총회 정책협의회에선 몇 가지 방안이 제안돼 관심을 모았다. 재판 계류 중인 사건 관련 헌법 질의 해석 보류, 법리부서간의 연계성 강화, 화해중재위원회 구성 등의 방안이 제안되기도 했다. 결국 교회 내의 갈등과 분쟁은 화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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