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만나를 먹자

[ 생명밥상 ] 교회교육과 깨끗한 만나

정명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0월 30일(화) 15:11

[생명밥상 칼럼]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잠언 22장 6절의 말씀이다. 아마 모든 교회학교의 존립 근거로 사용되는 성경구절일 것이다.

가르침이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 기술, 사상, 옳고 그름 따위를 깨달아 알도록 하는 일이다. 또한 배움이란 보고 들어서 아는 지식이나 교양이라고 하였다. 한마디로 교육이란 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및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말한다. 그러므로 배운다는 것은 컴퓨터에 키워드를 넣고 검색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행위이다.

그런데 교회교육의 의미는 조금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교육의 근본 목적은 첫째 스스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서로 간의 생동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온전한 몫을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이들을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 자기가 배운 것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주체로 세우는 것이 교회학교의 실천과제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혹은 아직까지도 아이들을 '전도'하기 위하여 사탕이나 초콜렛, 과자 등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또한 교회학교의 교육활동에는 간식으로 떡볶이나 샌드위치 등을 만들어먹는 실습을 계획하기도 한다. 그리고 교회학교에서 반드시 빠지지 않는 일반적인 행위는 교육활동에 열심히 참여한 아이들에게 보상하는 의미로 과자나 사탕 등 먹거리를 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나 또 그들과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교육활동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가르침과 배움은 매우 의미있는 상호작용이라서 가르치는 선생님과 배우는 학생은 결과적으로 모두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교사나 학생 모두 교육활동을 통해 가르치기 전과 후, 배우기 전과 배우고 난 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지 않으면 교육활동의 의미는 줄어들거나 아예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이제 예배나 공과공부에 참여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음식을 주는 것이 바른 행위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에 대한 보상으로 '만나'를 내려주신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 사탕이나 초콜렛, 과자 등이 과연 참 먹거리인지, 하나님이 주신 '만나'를 상징할 수 있는 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뜻에서 오늘날 하나님이 주신 만나와 같은 음식은 무엇인지를 아이들과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할 때에는 무엇을, 어떻게 선물할 것인지를 '교회교육'의 차원에서 깊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 사회에는 옳지 않는 먹거리가 수없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품위생법을 비롯하여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식생활교육지원법 등 안전한 먹거리, 특히 어린이 식생활의 안전에 관한 수많은 규제가 복잡하게 제정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가 어떤 것(사실이나 해석을 모두 포함하여)을 모르고 있는 이유는 알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확하게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지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도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 지에 관해서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교사와 학생의 다름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과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는 것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특히 교회학교 선생님은 하나님에 대하여, 하나님의 계획에 대하여,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에 대하여 민감성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구약성서의 '만나사건'은 사람이 먹거리를 먹지 않고는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이어갈 수 없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표상인 것 같다. 이러한 사실에서 교사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준비한 깨끗한 만나를 먹이고 그 만나를 통해서 교사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느끼고 섭리를 깨우치며 아이들도 그 사랑과 섭리를 깊이 알고 싶도록, 또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정명옥/안양서초등학교 영양교사,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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