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농인교회 특수선교

[ 연재 ] 영락농인교회 특수선교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10월 30일(화) 14:43
예수님의 자녀된 기쁨, 수화로 고백합니다
작은이의 벗된교회(2)

이 세상에는 들리는 소리 '고함'이 있고 들리지 않는 소리 '수화'가 있다. 크게 외치는 소리가 고함이라면 들리지 않는 소리는 바로 수화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가득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또다른 언어 수화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땀흘리는 공동체가 있다. 청각장애우들의 신앙공동체, 영락농인교회가 바로 그곳이다.

서울노회 영락농인교회(손천식목사 시무)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돼 농인을 대상으로 특수선교를 펼치고 있는 농인교회이다. 가을이라 더없이 좋았던 지난 10월 26일 오후, 청각장애우의 복음사역과 섬김을 위해 설립된 예배공동체 영락농인교회를 찾았다.

서울 경복궁을 지나 사직터널을 벗어난 순간, 도로 옆에 자리잡은 영락농인교회의 유리창은 수화로 사랑의 의미인 손가락 모양이 디자인된 특별함과 세심함, 배려가 묻어났다.

작은이들의 벗이자, 농아인들의 장자교회로 우뚝 서 국내외 농아인 선교와 예수님의 사랑실천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영락농인교회. 교회는 1946년 10월 영락교회 농아전도부로 시작됐다. 故한경직목사의 특수 선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발판으로 한국교회가 처음으로 농인(청각장애인)선교를 시작한 계기가 된것이다.

농인인 담임 손천식목사는 "농인들이 비록 음성언어를 듣진 못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농인들의 언어인 수화로 얼마든지 듣고 말할 수 있으며, 수화로 예배드리고, 찬양하며 기도할 수 있게 됐다"며 "영락농인교회는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과 사역을 펼쳐왔다"고 전했다.

영락농인교회의 사역은 복음의 황무지와 같은 농인들의 선교사역에 잔잔한 봄비와 같았다.

수많은 농인들이 교회의 사역을 통해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역사가 일어났다. 1950년에는 농인들이 첫 세례를 받았고, 1977년에는 첫 성찬예식이 진행됐다. 1978년에는 농인 안수집사가 임직을 받았고, 1981년에는 첫 농인 장로가 세워졌다.

손천식목사는 "언제나 작은자였던 농인들은 영락농인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불쌍한 장애인이 아닌 하나님의 자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새로운 사람들로 거듭났다"고 전했다.

농인들의 신앙이 성장하면서 교회의 사역도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1971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봉사미를 수집했고, 헌혈운동에도 동참했다. 또 한센병 환자를 위한 후원금도 모았고, 수재민을 위한 의연금도 전달하는 등 사회 구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 부평 농아고아원과 서울농아학교에 생활용품과 식품등을 후원하기도 했으며, 서부전선의 군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 하기도 했다. 교도소에 수감된 농인 재소자들에게는 성경 말씀을 전하며 복음도 전했다.

한편 교회는 선교 사역의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농인 전문사역자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이를 위해 영농신학교를 설립하고, 졸업한 신학생들과 장로회신학대학을 졸업한 교역자들을 통해 부산 군산 대구 온양 대전 등에 농인교회를 개척했다. 그 영향 때문일까. 현재 본교단과 감리교 침례교 등을 포함해 농인교회와 농아부가 설립된 교회는 1백20곳에 달한다.

영락농인교회의 사역과 역사를 소개한 손천식목사는 "1985년 영락교회는 교회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영락농인교회를 독립시키고, 이철신목사님과 당회원들의 사랑과 기도로 2003년 새 예배당의 입당예배를 드리고, 2006년 헌당예배를 드렸다"며 "올해로 설립 66주년을 맞이한 영락농인교회가 농인들의 신앙공동체로서 진정한 예배를 통해 이웃을 섬기는 교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교회가 성장하면서 영락농인교회 성도들은 해외선교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990년에는 방글라데시에 선교사를 파송했고, 필리핀 중국에서도 농인선교를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손천식목사는 "일반 교회들의 농아부는 대부분 지하나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농인들이 눈치를 보면서 신앙생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농인교회는 농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사역을 전개하고 있기때문에 작은자가 아닌 하나님 안에 큰 자가 되어 큰 열매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는 오는 11월 17~18일 바자회를 개최한다. 수익금으로 중국 농아인 교회를 후원할 예정이다. 또 4년 남은 교회 설립 70주년을 앞두고 교회사를 발간해 농인선교의 역사를 새롭게 기록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성극경연대회'를 열여 농인들의 문화사역 확장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손 목사는 "30~40년 전에 농인들에게 교회는 없어서는 안될 절대 필요한 존재였죠, 하지만 복지환경이 개선됨에따라 교회의 역할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아직도 한글공부와 수화 등 다양한 방법을 병행하며 신앙교육을 하고 있는 영락농인교회를 비롯한 전국의 농인교회와 농아부를 향한 한국교회의 사랑과 관심,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나님 앞에서 한없이 낮아짐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농아인의 아픔과 애환을 이해하며 늦어도 같이 가는 배려가 가득한 영락농인교회. 교회의 큰 사역에 큰 박수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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