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교회 서울역광장 노숙자 자활 사역

[ 교단 ] 노숙인의 벗 신생교회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2년 10월 22일(월) 14:15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이들의 모임이라면, 교회가 반드시 해야할 일 가운데 하나는 작은 이들,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되는 일이다.
 
하루에도 30여 만명이 오가는 서울역 광장. 지난 17일 수요일 오전 11시에 이곳에선 찬송 소리가 서울역 광장에 울려퍼졌다. 지난 13년간 노숙인의 벗으로 살아온 서울서노회 신생교회(김원일목사 시무)가 서울역 광장에서 수십개의 천막을 치고 3백여 명의 지역 쪽방촌 거주민과 노숙인들이 함께 수요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이날 수요예배엔 서울역 맞은 편에 자리한 남대문교회 손윤탁목사가 강사로 초청돼 말씀을 전했다. 예배시간 내내 자세가 조금도 흐트러짐없이 조용한 가운데 드려진 이날 수요예배에선 설교 중간중간에 '아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초청된 한 목회자의 찬양은 예배에 참석한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신생교회는 지난 1999년 노숙인 5명과 함께 청량리역 광장에서 처음 예배를 드리면서 출발했다. 청량리 노숙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목적으로 예배를 같이 드려주면 밥을 사겠다며 그들과 함께 드린 짧은 예배가 교회의 출발이 된 것.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예배와 무료급식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 신생자립원을 설립한 교회는 이들의 치유와 자활을 위한 사역을 본격적으로시작했다. 이후에 '해돋는 마을'로 명칭을 변경하고 장소를 남양주시에서 양평군 단월면 향소리로 옮겼다. 그리고 청량리역이 민자역사로 새로 건축을 시작하면서 신생교회는 청량리 시대를 마감하고 2007년 서울역으로 옮겨 나눔의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가 노숙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시절에 서울역 광장에서 예배를 드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김원일목사는 "서울역 안에 있던 노숙자들도 내쫓던 상황이어서 예배 드릴 장소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때에 1호선 역장들의 건의로 서울역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당시의 상황을 소개했다. 당시 1호선 역장들은 역사에서 생활하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신생교회라고 믿어 왔던 것.
 
지난 13년간 작은 이들의 벗으로 살아온 신생교회는 가난한 이들과 노숙자들을 돕는 일에 열정을 쏟아왔다. 신생교회는 서울역 광장에서 매주 수요일과 주일에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대접하며 가난한 자의 벗으로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재정과 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한 사역이지만 그 때마다 단체와 교회에서 봉사자들이 찾아와 자원봉사로 돕고 있다. 남선교회 전국연합회에선 매월 한차례씩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무료급식봉사에 참여한다. 또한 국제사랑재단에서도 이 일에 적극 후원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신생교회의 사역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오세훈 시장 시절엔 그가 아무도 모르게 무료급식소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노숙자 차림으로 급식소를 찾아왔지만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몇 일 후, 오 시장의 보좌관이 신생교회를 찾아와 "교회가 어른을 섬기고 노숙자를 돕는 사역에 감동을 받았다"며 격려금을 전달하면서 그의 방문을 알게 된 것.
 
서울역 근처에 있는 쪽방촌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교실을 열게 된 것도 신생교회가 펼치는 사역 가운데 하나다. 생활이 어려운 무의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교실을 열어 그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있다. 구청의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 노인교실엔 3백여 명의 노인들이 찾아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정부에서 길거리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주고 서울역 근처 쪽방촌에 거주하는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생교회는 길거리 노숙인 대상의 선교와 함께 사역의 범위를 넓혀 쪽방촌에 거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선교사역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이들을 위해 현재 쪽방촌의 30가정에 사랑의 반찬나눔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 서울역에서 노숙자를 몰아낼 때에 갈 곳없는 이들을 위해 서울역 광장 부근에 '서울 해돋는 마을'을 설립하고 4월부터 새벽기도회를 시작했다. 현재 70여 명의 노숙자들이 새벽기도회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으며 기도회 후에는 서울역 광장을 청소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새벽기도회와 함께 쪽방촌 노인들을 심방하는 사역도 함께 감당하고 있다. 평소에 "심방하는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한 김 목사는 "결국 쪽방촌 노인들을 심방하는 목회자가 됐다"며 심방의 소중함을 소개했다. 신생교회엔 외부에서 출석하는 교인이 있는가 하면, 노숙자 자활 사역을 통해 치유받고 열심히 봉사생활하는 집사들도 있다. 오랜 시간 아픔을 겪었던 이들은 노숙자들의 자활과 정착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열심을 보인다.
 
서울, 아니 대한민국 광장의 중심으로 손꼽히는 서울역 광장. 이 넓은 광장에서 찬송과 기도 소리가 울려퍼지는 모습은 이곳을 오가는 국민들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이 되기 위해 오늘도 이곳은 오갈 때없는 노숙자들과 소외된 노인들의 따뜻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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