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기본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 복지요, 그것을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사는 인권운동가다

[ NGO칼럼 ] 사회복지와 인권

신동헌국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0월 19일(금) 10:45

[NGO칼럼]

필자는 사회복지사다. 하는 일은 참 다양하지만 주변에선 좋은 일 하는 사람으로 불린다. 한 분야에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사람들 생각 속에 나는 여전히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봉사자인 것이다.
 
1991년 시설에서 근무했던 동료와 말다툼이 오가던 중 "자네들은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했다고 하지만 나는 배우지 않아도 전공한 자네들 보다 더 잘 하네"라고 한다. 당황스러웠다. 딱히 뭐라 답변을 못했지만 동료의 이 말은 사회복지를 하는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정말 나는 저들과 뭐가 다른가 하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늘 날 괴롭혔다.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군가 다시 이런 질문을 던져도 명확한 답변을 못할 것 같다.
 
조금 뚱딴지 같지만 내 친구 한명을 소개 할까 한다. 이 친구는 특이하게도 1945년에 잉태되어 3년간의 산고 끝에 태어난다. 58명의 부모가 힘을 합쳐 만든 녀석이지만 친구가 잉태된 때는 불행하게도 인간들이 자기들만의 다툼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 전쟁을 막 끝냈을 때다. 전쟁이 끝나자 사람들은 자신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끔직한 짓을 했는지 알게 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친구를 태어나게 했다. 이렇게 태어난 내 친구 이름은 '세계인권선언'으로 전문을 포함 30조로 구성된 작은 체구를 가졌다.
 
이 친구는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으로 누구도 소외 받지 않아야 하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쾌적한 생활은 보장 받아야 하되 안 될 때는 국가에 당당히 요구해서 누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친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나눠줄 자원도 없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참 어려운 논리를 내세우지만 인간이 당당히 요구할 권리인 것은 아무도 부인 하지 않는다.
 
난 이 친구가 좋다. 겨우 영어 문장으로 전체가 1천7백48단어로 구성된 작은 몸집이지만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출발점이 자신이라는 친구가 대견하다. 특히 22조에서 26조에 포함된 내용들은 일과 휴식, 의식주 해결, 교육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어 내가 하는 일들이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난 이걸 '복지'라 부르고 싶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먹는 것과 살집, 아플 때 치료받고 공부할 수 있는 것, 일터에서 밀려나면 노동시장으로의 재진입을 돕는 것, 이것을 친구는 '인권'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것을 '복지'라 부른다.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인권운동가라면 복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사회복지사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른 길에서 일하지만 결국 목표는 하나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권이 바로 복지요, 그곳에서 일하는 나는 인권 실천가가 아닐까?
 
사회복지사들은 좋은 일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남들이 인정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인권의 기본 정신을 실현하는 인권운동가인 것이다.

신동헌 국장 /영락사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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