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백주년 기념 제97회 총회가 남긴 과제

[ 교단 ] 제97회 총회가 남긴 과제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2년 10월 09일(화) 14:02
화해ㆍ치유의 발걸음으로 새로운 1백년 시작
연합사업 새 구도 마련, 찬송가ㆍ개교회 갈등은 미결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아 열린 제97회 총회가 교단의 산적한 과제를 처리하고 총회 1백년의 역사를 일단락지었다. 한 세기의 총회 역사를 마무리 짓는 이번 제97회 총회에선 새로운 1백년을 향해 나아갈 총회의 청사진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새로운 1백년을 향해 총회가 나아갈 청사진의 밑그림은 이번 제97회 총회를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펼쳐갈 총회 정책 수립과 장기발전방안을 모색하는데 맞춰졌다. 제97회 총회를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펼쳐나갈 총회 정책은 총회 임원회가 제안해 총회 허락을 받은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이다. 지난 10년간 펼쳐온 생명살리기운동의 후속으로 제안한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은 총회가 민족과 세계를 위해 헌신할 정책으로 내놓은 것.
 
지난 10년간 펼쳐온 생명살리기운동이 기독교의 본질인 생명을 구원하는데 맞춰졌다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전개할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은 교회와 세상이 생명을 보듬을 수 있는 틀을 만드는데 맞춰졌다. 생명이 넘치는 공동체가 이뤄질 때에 한국교회는 새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과 함께 마련된 또 하나의 청사진은 총회교단장기발전연구위원회에서 보고한 교단장기발전연구안이다.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아 내놓은 교단장기발전연구안은 교단이 처해 있는 상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낸 뒤,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제97회 총회에 상정된 교단장기발전연구안은 장로교의 정체성 확립을 비롯해 교회 성장과 사회적인 역향력 강화, 목회 환경 개선, 지도자 양성, 총회 노회 개교회의 연대성 강화 등의 기본방향에 맞춰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따른 해결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한 회기 존속을 허락받은 교단장기발전연구위원회는 앞으로 보고서를 기초로 해 보다 깊이 있는 대안과 발전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제97회 총회에선 교단 내에서의 새로운 정책 수립과 함께 한국교회 안에서의 연합사업에도 새로운 구도를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연합사업에 있어 새틀짜기에 대한 기대감은 그동안 상처를 줬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대한 탈퇴로 표출됐다. 대표회장 선출로 불거진 한기총 사태는 더 이상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본교단 총회가 이번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한기총 탈퇴라는 초강수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총회 총대들이 이번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와 함께 한국교회연합 가입을 전격 결의함에 따라 앞으로 연합사업은 현 NCCK(교회협)와 한국교회연합 등 크게 두 산맥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교계 연합기관으로서 한국교회연합이 감당해야할 위상과 역할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제97회 총회에서 논란을 벌였던 한국찬송가공회 문제는 앞으로 총회가 연합사업에서 풀어야할 과제로 남겨졌다. 법인 한국찬송가공회와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 간의 불협화음이 장기화되면서 두 기관에 모두 위원을 파송하고 있는 본교단 총회로선 어느 한쪽에도 쉽게 손을 들어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고 이러한 모습은 이번 총회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특별위원회로 찬송가공회문제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러 해 동안 문제 해결을 시도해 왔지만 아직도 이렇다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찬송가공회 문제는 이번 회기에 또 다시 논의해야할 처지다.
 
교단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열정을 쏟았던 제97회 총회가 남긴 의미 가운데 또 하나는 하나의 신학교를 위한 발걸음을 꾸준히 이어갔다는 점이다. 그동안 하나의 신학교를 위한 여러 정책이 논의됐지만 번번히 부결되다가 지난 총회에서 신학교 졸업기수를 총회 기수로 통합한데 이어 이번 총회에선 통합 졸업예배를 갖는 청원안이 전격 통과됐다. 그동안 하나의 신학교 방안이 총회에 상정됐지만 총대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을 보지 못했던 것을 감안, 이번 총회에서 추진된 신학교 통합 졸업예배는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으면서 작은 것부터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받아들여진 것.
 
총회 창립 1백주년 기념 총회로 열린 뜻깊은 총회였지만 몇몇 개교회의 갈등은 이번 제97회 총회에서도 아픈 상처를 남겼다. 몇 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강북제일교회 사태는 지난해 총회에 이어 이번 제97회 총회에서도 특별재심이 부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흥교회 사태도 이번 총회에 특별재심이 상정됐지만 표결에서 3분의 2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지난 1백년을 되돌아보고 아픔을 치유하며 화해의 길을 걷기 위한 제97회 총회의 노력은 결국 특별재심 부결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새로운 1백년을 향한 화해의 공동체를 위해 총회가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교회들의 치유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앞장서야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새로운 1백년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진행된 인선 과정을 마무리한 것도 제97회 총회가 남긴 수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신임 사무총장의 인준과 3개 신학대학교 신임총장의 인준, 그리고 국내선교부 총무와 세계선교부 총무, 기획국장의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총회가 새로운 1백년을 출발하는데 힘을 보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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