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회 총회취재 방담

[ 교단 ] 제97회 총회취재 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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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05일(금) 14:58

- 일시: 2012년 10월 5일
­- 장소: 본보 회의실 
- 참석자: 안홍철 편집국장(사회) 김성진 부장 장창일 차장 표현모 차장 신동하 차장 임성국 기자 김혜미 기자

사회 : 총회 이후 추석 연휴로 방담이 늦어졌다. 총회가 창립된 지 1백년 만에 열린 이번 97회 총회는 새로운 1백년의 첫 페이지를 여는 역사적인 총회인 만큼 성총회를 향한 열망이 여느 해보다도 컸다. 지난 9월 20일,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회된 본교단 제97회 총회는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을 주제로 이 땅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친구가 되어 화해와 치유를 위한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총평부터 해 보자.
 
- 총회창립 1백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97회 총회는 새로운 1백년을 향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자리가 됐다. 우선, 제97회 총회에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향후 10년간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 운동'을 선포하고 총회가 이 일에 열정을 쏟겠다는 신앙고백선언문을 채택한 것은 교단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교단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장자교단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교단의 장기발전을 위한 연구 보고서가 채택된 것도 큰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총회 이틀째 열린 '총회 창립 1백주년 기념 감사예배'는 본교단이 걸어온 1백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우리의 다짐을 새롭게 하는 예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총회 창립 1백주년의 기념비적인 예배에서 자화자찬보다는 '신사참배', '군사독재시절 악행에 침묵으로 동조한 죄', '교회분열', '교회성장에만 집착해 나눔과 봉사의 삶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죄' 등 역사 앞에서 우리 교단이 행한, 더 나아가 한국교회가 행한 부끄러운 부분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고백했다는 점에서 그 진정성과 용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사회 : 제97회 총회는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고 이에 따라 찬반 토론도 장시간 이어졌다. 이 가운데 총회 폐회 직전까지 격론을 벌였던 총회 특별재심건은 결국 투표 끝에 부결되고 말았다. 그러나 총회 석상에서 했던 발언을 두고 총회 폐막 후에 해 교회 관계자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는 사례가 발생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는데.
 
- 총대가 아닌 이들의 일부 방청 태도가 문제다. 이들은 밤 11시가 넘도록 총회가 폐회되기를 기다렸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해당 총대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붓거나 몸싸움까지 일으켰으며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가까스로 상황이 종료될 수 있었다. 자신들과 의견이 엇갈리는 발언을 한 일부 총대들에게 총회장소 밖에서 위협과 폭언하는 현상이 계속되면 총대들이 발언을 할 때 위축될 수도 있다. 민주주의적 의사진행과 이에 따른 성숙한 결정을 하는 총회가 되기 위해서는 방청에 대한 별도의 규정보완도 필요하다.
 
- 이번 총회에서는 격론이 예상됐던 총회연금재단의 특별감사보고가 총대들의 성숙한 회의진행과 참여로 원활히 진행되면서 향후 금융비리 재발방지와 대안 마련에 희망적인 기대를 갖게 했다. 특히 금융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가입자모임인 총회연금가입자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연금재단 이사회 또한 정관개정 등 자발적인 개혁 의지를 들어내므로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 그러나 연금재단 보고 시 총대를 제외한 모든 방청객을 비롯해 심지어 기자들까지 회의장에서 떠나달라고 결정한 것은 옥의 티다. 이와 함께 인터넷 생중계도 중단해 총회 회무가 한동안 완전히 차단되고 말았다. 연금재단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려는 총대들의 의지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 총회 회무의 '공개'를 통해 건강성을 유지해 왔던 본교단이 갑자기 '비공개'로 전환한 것은 결과적으로 무성한 말을 낳는 계기를 제공했다.
 
사회 : 올해도 어김없이 총회가 4일 만에 폐회됐다. 일부 노회는 4일차를 맞으며 당연하다는 듯이 짐을 꾸리고 숙소를 빼는 등 돌아갈 채비부터 했다. 특히 이번 총회 경우 4일차 오후에 표결을 부쳐야만 하는 중요한 결정사항들이 많았지만 절반의 총대가 외면하고 이석해버렸다. 회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 중요안건 처리는 총회 회무의 전반부에 다뤄져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총회 마지막날 저녁에는 회무를 하루 앞당기기 위해 11시 30분까지 회의를 진행했는데 규칙개정안이라든가 특별재심 등 표결이 필요한 안건이 총대 2/3 이상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다루다보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게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업부서의 보고는 부서당 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졸속 처리 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총회 회무 기간을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진행했고, 대부분의 총대들이 이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예 회무 기간을 5일이 아닌 4일로 명시해 이에 맞는 회무 스케줄을 짜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 이번 총회에선 70여개 부서 중에 무려 25개 부서가 총회 석상에서 보고를 마치지 못한채 총회 임원회로 넘겨져 효율적인 총회 회의제도에 대한 과제를 남기게 됐다. 물론 규칙과 헌법, 특별재심 등 법과 관련된 안건들이 많아 오랜 시간을 끌며 논란을 벌였던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도 여전히 몇 사람에 의한 여론몰이식 중복발언이 더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회 때마다 회의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여전히 실천으로 옮겨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회의제도 개선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과제는 임원선거시간 단축이다. 첫째날 임원선거가 지연되면서 저녁 회무에 차질이 발생했다. 임원선거가 끝날 때까지 회무를 연장하는 사례가 이어져 투표가 끝나면 이석하는 총대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투표가 끝난 후 결과를 발표할 시점에선 많은 총대들이 자리를 이석하고 있다. 해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임원선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 무질서는 예고됐다. 특히 부총회장 선거가 진행되는 투표장에는 투표지를 배부받으려는 총대와 투표하는 총대,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는 총대가 얽혀 무질서를 넘어 난장판이었다. 투표 방식의 변화 또한 총대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각 노회 및 지역별 투표, 좌석별 투표 방식 등의 투표순서 변화와 함께 질서를 지키는 총대들의 성숙한 선거의식도 필요하다
 
사회 : 고질적인 것과 인상적인 일들은 없었는가?
 
- 이번 총회에는 모두 14명의 여성총대가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총대와 비교해 1%를 넘지 못하는 수준인 것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다만 20명 이상 총대를 파송하는 노회들이 의무적으로 1명씩의 여성총대를 파송해 달라는 헌의를 규칙부에서 1년 간 연구해 결과를 보고하도록 한 것은 그나마 희망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성 참정권 확대 방안과 동시에 여성총대들의 직접 정치 참여에 대한 요청도 고조되고 있는 형편이다.
 
- 전통적으로 여성총대들의 총회 회무 참석율은 거의 1백%에 육박할 정도로 출석율과 참석율이 대단히 높다. 하지만 여성총대가 발언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번 97회 총회에서도 4일 간 진행된 회무 기간 중 서울강남노회 총대인 이숙자장로가 단 한차례 발언한 것이 전부였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각계각층의 여성 전문가들을 발굴해 총대로 추천함으로써 '실력'으로 총회에 어필해 볼 것을 제안한다.
 
- 총회 넷째날, 강원노회장과 전 재판국장의 극적인 화해도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다. 95회기 재판국에서 노회 재판국의 최초 판결을 파기하고 뒤집는 결정으로 96회 총회에서 특별재심까지 가게 된 것에 대해 강원노회장 한철인목사가 '당시 재판국을 불법으로 만든 당사자들을 처벌하고 다시는 불법을 행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건'을 헌의안으로 올렸고 95회기 재판국장인 이남순목사가 총회 석상에서 공개 사과하면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목사는 "강원노회에 심려 끼친 것을 당시 국장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은퇴 전에 총대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는 법리부서의 판단을 더 신중하게 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공식 발언을 했고 두 사람의 포옹으로 마무리가 됐다.
 
사회 : 신임 헌법위원장 오현석목사 역시 "헌법위와 재판국에 접수되는 사건이 늘고 있고 대부분 사회법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신중한 법리해석 및 재판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신임 재판국장 이규곤목사는 "송사로는 미움과 증오만이 쌓일 뿐이니 교회나 노회 안에서 어려움이 쌓일 때 한 번 더 기도해주시고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당부해 97회기 법리부서의 활동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 기대를 모은다.
 
- 이번 총회의 이슈 중에 하나였던 찬송가 문제는 총회 찬송가공회대책위원회가 1년간 연구를 다시 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대다수의 총대들은 21세기찬송가가 나온지 6년 만에 또다시 새로운 찬송가를 발간해야 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찬송가의 본래 목적을 잃은 채 이권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는 현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1년간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찬송가를 둘러싼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새롭게 구성될 대책위원회의 활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둘째날 오후에 진행된 각 부ㆍ위원회 회의는 올해도 부장과 위원장을 선출하는 데만 집중했다. 매년 부서 회의가 충실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실상 실행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지만 정책토론은 아예 진행되지 못하고 부장과 위원장을 선출하는 일에만 열을 올리다 선출이 완료되면 산회하고 마는 것은 총회 부서의 여러 사업들이 미래지향적으로 진행되는 데 있어서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연합기관 대표들의 방문이 무질서했다는 지적도 있다. 연합기관 대표들을 비롯해서 대학 총장, 타교단 총회장들이 본교단 총회를 방문해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위한 만남의 장이 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해치워 버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총대들은 손님들의 발언에 보다 진지하게 귀기울여야 하고 실무진들은 시간 안배 등에 있어서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 그런가하면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한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헌의안이 통과돼 조만간 교단의 입장이 정리된 성명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두려움과 공포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음에도 오히려 우리 정부는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통한 에너지 공급 정책만을 고수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알려진 원전 고장이나 사고만 해도 12번으로 이번 기회에 생명을 살리는 교회의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사회 : 총회가 창립 1백주년 넘어 2세기를 향해 가면서 이에 걸맞게 보다 성숙한 총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번 총회 주제대로 '작은 이의 벗'이 되는 총회, 그리스도인이 되는 한회기를 기대한다.
 
일동: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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