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귀하게 쓰임 받아야 한다

[ 기고 ] 독자투고

하 준
2012년 09월 28일(금) 16:44
지천명의 나이에 신대원에서 목회자가 될 준비하고 있다. 늦게 시작한 공부가 아무래도 청년 동기생들 보다는 벅찼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을 향해 간다는 기쁨으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기쁨도 잠시, 교육전도사 사역지를 찾으면서 기쁨이 실망과 좌절로 바뀌게 되었다. 목사가 되기 위한 필수과정인 교육전도사 초빙공고엔 언제나 나이 제한이 있어 필자 또래의 신대원생들을 가로 막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으로 쓰시겠다고 부르시는 사람을 교회는 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일까? 교육부서의 아이들은 아무래도 나이 든 전도사보다는 젊은 분을 원하겠지만 교육의 주체는 엄연히 교사이다. 어른인 교사가 교육을 주도해 나가고 학생들은 교육을 받는 피교육자이다. 최근에는 피교육자인 학생들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학습자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기본원리에 따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교육과정과 교사양성 및 수급조절을 국가에서 담당하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교육과정과 교사를 투입하지 않는다. 하물며 교회에서 전도사를 채용하는 주체는 담임목사이어야 한다. 늦은 부르심에 결단을 하고 온 전도사들은 긴 세원동안 터득한 인생의 지혜와 몸소 자녀를 키우며 체득 된 아이들을 향한 깊은 사랑, 오랜 신앙생활에서 나온 진지한 조언 등은 젊은이 들과는 깊이가 다른 신앙교육의 전문가들이다.
 
자녀의 교회생활이나 신앙에 대해 궁금할 때, 적지 않은 부모들은 젊은 전도사 보다 오히려 그 부서에서 오래 봉사한 평신도 집사나 권사들께 자문받는 것을 본다. 부모 보다 어린 전도사들과는 대화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어 속 깊은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처럼 인성교육 부재시대에는 교회가 신앙교육과 함께 인성교육을 해주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훈련되지 못한 아이들이 사회에서 자기만의 기준으로 행동하는 이 때에 교회가 사명감을 가지고 다시금 제대로 된 인성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은 교회 밖에는 없다. 인성교육, 누가 담당할 수 있겠는가?
 
본인은 오래 전부터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여 몇 분의 전문가들과 기독교적 인성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교회는 많은 지체가 모여야 건강한 몸을 이룰 수 있다. 교역자들도 성과 연령, 사회적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야 교인들의 다양한 요구를 폭넓게 수용할 수 있다. 젊은 전도사들과 나이 든 전도사들이 어우러져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교회가 된다면 이러한 교회가 건전한 교회이며, 이 시대가 원하는 교회라고 생각한다.
 
교육전도사 초빙에 담임목사님의 특별한 관심과 결단을 부탁드린다. 이제부터라도 장년 전도사들의 풍부한 인생의 경험과 귀한 신앙의 경험이 교회에서 쓰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하 준(대전신대 신대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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