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이론가의 기독교 탐구

[ 출판그후 ] 그리스도교의 기원

김영호대표
2012년 09월 26일(수) 16:19

우리에겐 또다른 타산지석

"저는 OO출판사에 근무했던 이승무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제가 알고 있는 김영호사장님이 맞습니까?"
 
15년 만에 재회하게 된 이 책의 역자이자 함께 OO출판사에서 근무했던 이승무박사와의 연결점이다. 서로의 만남을 이어가다가 드디어 6개월 쯤 뒤에 이 책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칼 카우츠키는 공산주의 혁명을 위해선 폭력 혁명, 독재나 억압적 통치도 때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러시아 볼세비키 세력으로부터 낙인 찍혀 망명생활을 하다가 종국에는 가족들이 몰살당하고 유배생활을 마감한 불우한 혁명가이다. 그가 쓴 '그리스도교의 기원'은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가? 무신론자인 그는 왜 기독교의 기원에 대한 책을 저술했을까? 아마 서양 전통과 학문에서 기독교를 배제하고는 더 이상의 탐구가 불가능한 때문에 모순된 입장에 선 공산주의 이론가로서 기독교에 대한 비판을 탐구적으로 실행한 것이리라.
 
흔히 출판계에 정설 중 하나가 현실 종교집단이 부정과 불의한 일로 인해 그 이미지가 추락할수록 그 종교의 원형, 원시적인 형태에 관심이 지대해진다는 점이다. 작금의 한국교회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한국교회의 위상이 추락한 점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비기독교인임에도 기독교의 기원에 대한 냉철한, 소위 사회과학적인 평가를 내리는 카우츠키의 탐구가 우리에게 시사할 바가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신비와 영성이 배제된 상식적, 역사적, 과학적 입장을 견지하는 그의 비판적인 기독교 기원사에 대해 이제 우리가 대답을 해야 한다.
 
이 책을 소개하면서 번뜩 떠오른 생각이 타산지석(他山之石)이다. "다른 산에 있는 쓸모없어 보이는 돌 하나도 내 인격수양에 도움이 된다"는 고사성어를 이 책의 출간 의미에 붙이는 바는 우리 기독교의 가장 큰 미덕의 하나인 겸손을 회복하자는 제안의 또 다른 표현이다.

김영호대표/도서출판 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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