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밉고도 예쁜 친구들!

[ 연재 ] 얄밉고도 예쁜 친구들!

우기식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9월 11일(화) 16:55
[우기식목사의 건빵연가]

직업적인 군인이 아니라면 좋아서 군에 오는 친구들은 극히 드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군에 오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당황해 하고 힘들어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속을 썩여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 있다.
 
어느 날 한 일병이 몸이 아프다며 상담을 신청해 왔다. 내용인즉슨 자기는 매우 아픈데 소속부서에서도 심지어는 군의관들도 자신의 아픔을 몰라준다는 것이었다. 병영 생활에 굉장한 위기가 찾아온 것이었다. 내용을 잘 들어보고 관련된 분들을 만나보니 결론은 몸이 아픈게 아니고 마음이 아픈 것이었다. 그러나 그 호소를 마냥 무시할 수 없어서 군의관과 소속부서와 작전회의(?)를 했다. 아프다고 하면 무조건 병원에 보내어 안 아픈 것을 증명하게 해 주어서 스스로 포기하게 하도록 하자고 말이다. 참 여러 번 그 일병에게 불려갔고 정말 많이 그 친구는 병원을 찾아갔다. 그러기를 여러번, 마침내 그 친구는 정말 멋있는 말을 필자에게 해 주었다. 한동안 잠잠해서 "요새 괜찮냐?"했더니 "안 괜찮은데 그냥 참아 주기로 했습니다"하는 것이었다. 아주 우스운 이야기였으나 참아 주기로 한 그날부터 이 친구는 멋있는 군인이 되었고 정말 멋있게 부대생활을 하고 교회에서도 찬양팀의 드럼주자로서 귀하게 사역을 하다가 전역을 하였다.

또 높은 산에서 이병으로 만난 친구는 큰 키와는 달리 겁이 많은 친구였다. 부대경계를 설때 새벽에 그 친구가 있는 초소를 방문해 보면 겁에 질려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또 그 친구가 있는 곳에는 유독 '수상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었다. 조금만 바스락거려도 두려움에 놀라서 적이 나타났다고 보고하는 통에 많은 이들이 급하게 출동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하였다. 이 이병을 관리하느라고 비상이 걸린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 이병의 근무시간, 특히 새벽시간에 많이 찾아갔고 온 힘을 다해 기도해 주고 격려를 하였다. 그런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이병의 얼굴에는 미소가 돌아왔고 다시는 비상출동을 하는 일도 생기지 않았으며 좋은 믿음의 신우로 활동하다가 전역을 하였다.

군에 오면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들을 실생활에서 부딪히면서 위기가 제법 생기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군을 전역할 즈음이 되면 어느 위기도 이겨내는 늠름한 주님의 아들들이 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게 된다. 그래서 청년들이 군에 입대를 해도 걱정할 일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처럼 세심하게 배려도 해주고 기도도 해주는 따뜻한 사랑 가운데 이제는 더 이상 나약한 청년이 아닌 훌륭한 청년이 되어 사회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바쁜데 속을 썩일때는 참 얄미운 친구들이지만 잃어버린 미소를 찾는 그들을 바라보면 참 예쁘다. 얄밉도록 예쁜 친구들! 주님도 예뻐하시리라 믿는다.


우기식목사/공군중앙교회 중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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