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운동과 생명밥상

[ 생명밥상 ] 협동조합과 생명밥상

한경호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9월 04일(화) 14:48

[생명밥상 칼럼]

생명밥상을 차리려면 생명농산물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마트나 백화점에서 유기농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고, 인터넷을 통하여 필요한 물품을 생산지에 주문하여 택배로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개별적인 행동으로, 나와 내 가정만 생각하는 일상적인 상거래이다. 여럿이 함께 뜻을 모아 나가면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할 수 있다. 몇 가지만 생각해 보자.

첫째, 내가 사는 동네의 가까운 이웃들이나 혹은 가까운 교인 가정들과 함께 생명밥상을 차리기로 뜻을 모으고 시작하는 것이다. 농산물은 어디에서 구할 것인가? 생산지를 알아보고 방문하여 농민들과 함께 의논하면 된다. 5~10가정 정도면 시작하기 좋은 규모이다. 농촌 현장을 방문하여 농민들의 생활과 농사 현황도 살펴보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얘기하면서 접점을 찾아나간다. 가급적이면 생산자의 형편을 이해하고 그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농산물뿐만 아니라 생각과 정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산자는 소비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보다 큰 책임감을 갖게 되고, 사랑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게 되기 때문이다. 익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한 것 보다는 얼굴을 알고 정을 나누는 소비자를 생각하면서 생산한 농산물이 더욱 건강하지 않겠는가! 농산물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요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생명체이다. 양쪽 다 크리스천인 경우에는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하면 더욱 은혜가 될 것이다. 농민 한 가정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줄 수 없으므로 한 두 가정을 중심으로 삼고 부족한 품목은 이웃 농가들을 참여하도록 유도하면 된다.

이 활동이 경력이 쌓이고 활성화되면 내친 김에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도 있다. 지난 해 말 국회에서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5인 이상이 모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올 연말에는 시행령이 반포될 예정이다. 협동조합은 농산물 직거래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는 협동체이다. 농산물 직거래에서 시작하여 점차 확대해 간다면 기독교인들의 삶이 보다 풍성해질 수 있으며, 교회의 사회적 공헌도 늘어날 것이다.

둘째, 가까운 곳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는 방안이다. 도심지에는 요즘 생협이 곳곳에 설립되어 있다. 생협전국연합회가 있으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생협에는 매장이 있어서 생명농산물을 구비하고 있으므로 직접 구입하면 된다. 농산물만 구입하지 말고 동아리 활동 등 조합의 활동에도 참여하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셋째, 위의 권면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유기농 쌀만이라도 구입하여 밥상을 차리도록 한다. 쌀이 생명밥상의 상징이니까. 유기농 쌀은 '생명의쌀 나눔 기독교운동본부(010-8778-1995, 정진훈목사)'로 전화 연락을 하거나 카페(다음)에 들어와 주문하면 쉽게 구할 수 있다.

넷째, 도시교회 차원에서는 농촌교회와 연결하여 농민들로 하여금 생명농법으로 농사를 짓도록 유도하고 그것을 구매해주면 된다. 실무적으로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지만, 교회의 의지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교회 내에 생명농산물 매장을 상시적으로 혹은 주중에 날을 정하여 열 수도 있다.


한경호 목사/횡성영락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