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돌보는 영등포노회 한영교회

[ 교단 ] 소외된자 돌보는 한영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09월 04일(화) 13:53

[빛나는 교회 소금같은 교회]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의 연약한 손을 잡아주는 교회

"세상에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하죠. 그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중에서도 제일 소외받는 사람들은 아마 장애인과 노숙인들이라고 생각해요. 장애인들에 대한 처우는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 규모에 비해 시설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노숙인들의 경우는 솔직히 일반인들에게 기피대상이지 복지사역의 대상으로는 잘 인식되지 않잖아요."

진정한 '기쁜 소식(福音)'이란 세상의 모든 사람들, 특히 힘없이 억압받고 가난한 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구원을 주는 소식이어야 한다. "오실 그이가 당신입니까?"라는 세례요한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도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못 듣는 자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라고 대답하셨다.

영등포노회 한영교회(전덕열목사 시무)는 "참된 '기쁜 소식'이란 무엇일까",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끈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교회다.

이러한 고민의 맥락에서 한영교회와 담임 전덕열목사는 최근 본교단의 노숙인 사역단체들의 협의체인 예장노숙인복지회(회장:김대양)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기로 했다. 노숙인들은 일반인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사역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보다 기피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사역 또한 험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사역하는 이들에게도 기피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래서 늘 사역자도 부족하고, 재정도 부족한 것이 현실. 이러한 현실을 알게 된 한영교회와 전 목사는 힘 닿는 데까지 본교단 노숙인 사역자들을 후원하고, 격려하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제대로 이사장조차 모시지 못했던 예장노숙인복지회는 자신들의 사역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돕기를 원하는 든든한 후원자를 이사장으로 모시고 희색이 만연하다. 한영교회는 지난달 21~23일 복지회 소속 사역자들을 초청, 지도자연수회를 갖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교회가 성장에만 치중하면 실제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한국교회가 앞으로 실제적인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봉사에 임해야 한다"며 "떠벌리기 식, 개교회 이름내기식의 사역이 아니라 미래적이고 총회적인 비전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예장노숙인복지회의 사역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영교회는 노숙인 복지선교 후원 이외에도 지역사회와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영교회는 매년 추석 '장애인을 위한 나눔의 바자회'를 열고 지역민들의 잔치로 승화시키고 있다. 올해로 8회째인 이 바자회는 지역주민들에게도 소문이 나 장이 열릴 때마다 교인들 이외에도 수많은 지역민들이 찾는다. 수익금으로는 장애인을 위한 찬양잔치를 개최한다. 매년 장애인 2백50명이 초청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영교회는 이동이 불편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대형버스 대여하는 등 편의를 제공해야 하고, 개인적으로 차량을 운행해 오는 이들에게는 교통비를 제공한다. 공연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장애인 예술인들을 발굴해 연주를 하게 하며, 선물과 식사대접도 하고 있다. 이러한 사역을 매년 꾸준히 하는 것에 지친 이들은 바자회 수익금을 장애인 단체에 지원하는 선에서 사역을 진행하자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람들과의 만날 기회가 별로 없고, 인생에 이벤트가 없는 장애인들에게 기억에 남는 추억을 선사하고픈 것이 전 목사와 교인들 대부분의 생각이다. 이러한 교회의 분위기 탓인지 교회 내 청년회나 각 부서별로도 장애인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 섬김 이외에도 한영교회 교인들은 부모에게 버려지는 장애 아동들을 보살피는 일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 여전도회원들과 전 목사는 주사랑공동체를 방문해 버려진 유아들을 씻기고 먹이며, 위로한다. 이러한 봉사활동도 약 8년이나 됐다.

한영교회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1998년 교회건물을 새로 건축할 때에도 지역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설을 조사한 결과 생활체육시설이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지하 1층에 체육관을 건축했다. 지역의 배드민턴, 탁구 동호회 회원들은 매일 한영교회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하고 있고, 간간이 족구 및 농구시합도 열리고 있다.

한영교회가 운영하는 유치원 또한 지역의 명문으로 소문나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 몇 달간 순서를 기다려야할 정도다. 올해로 30회 입학생을 받은 한영유치원은 예전 원생들이 이제는 아이의 학부모가 되어 자녀들을 입학시키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교회가 지역공동체 안에 있는 만큼 지역공동체의 일원이 되어야 합니다. 지역에 교회가 들어서면 시끄럽고,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일종의 혐오시설처럼 되어가는데 이러한 이미지 추락도 지역공동체와 관계를 맺지 못하는 교회의 책임입니다. 솔직히 우리 교회도 부족한 것이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북이처럼 할 수 있는 사역을 꾸준히 진행해 나가고 있어요. 분명한 것은 우리 교회가 앞으로도 사회봉사,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더 노력할거고, 그러면 점점 더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으로 점점 더 변해갈 것이라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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