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의 부탁

[ 연재 ] 세 가지 부탁

우기식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8월 30일(목) 15:14
[우기식목사의 건빵연가]

군은 늘 새로운 청년들이 입대하고 제대하는 곳이다. 그리고 당연히 전입 오는 청년들은 긴장과 두려움으로 오고 제대하는 청년들은 안도와 기대로 떠나는 곳이기도 하다. 필자는 필자의 부대로 배속을 받아 오는 신병들에게 항상 부탁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군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젊은 청년들이 안타까워하듯이 청년들은 군에서 2년여를 반드시 보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년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 2년의 결과는 매일같이 주어지는 석식 후 점호 전의 두 시간의 활용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두 시간이라는 시간은 그냥 쉽게 흘려 보낼 수 있는 시간이지만 한가지 목표를 세우고 2년을 투자하면 큰 일(?)을 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시간을 이용하여 대학을 진학하고, 어학실력을 보충하고, 연약한 몸을 근육질의 몸매로 바꾸어 나가는 자랑스러운 청년들을 무수히 많이 보아왔다. 필자 자신도 이 시간을 이용하여 석ㆍ박사 과정을 마쳤기 때문에 더더욱 젊은 청년들에게 강조를 한다.
 
두 번째로는, 반드시 필요한 도움은 받아야 한다고 강조를 한다. 군대는 감정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속에서 법규를 통해서 운영되는 곳이기에 민간에서 처신했던 것처럼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항상 겸손히 도움을 청하고 받으라고 권면을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CEO들이 사업에 성공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기술이 있어서가 아니라 기술이 있는 분들을 겸손히 모셔와서 그분들의 말을 듣고 그 도움으로 성공하는 것은 상식이니까 말이다. 갓 임관한 K소위가 있었다. 지나가다보니 얼굴 안색이 말이 아니어서 불러서 상담을 했는데 거의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사무실에 가보니 중사가 자기보다 일을 더 잘하고, 상병이 자기보다 일을 더 잘한다는 것이었다. 자존심이 무척 상한 것이었다. 물론 필자는 야단을 쳤다. "그 임무를 몇 년을 수행한 중사가 자네보다 업무를 못해내면 그게 되는 군대인가?이 업무를 1년 이상 수행해온 상병이 이등병처럼 업무를 한다면 그게 정상인가?"라고 말이다. 그리고 겸손히 별도로 도움을 청하여 배우라고 하였다.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이다. 다행히 K소위는 말을 잘 알아듣고 실천하여 그 위기를 잘 벗어날 수 있었다.
 
셋째는 한번만 더 생각하라는 것이다. 사람이 위기에 빠지면 심리적으로 자기를 자꾸 벼랑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때 한번만 더 생각하면 침착하게 해결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이다. 언제나 이와같은 부탁을 할 때면 고맙게도 청년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잘 새겨 들어준다. 이런 그들에게서 밝은 내일을 본다. 멋진 청년이 되어 사회로 돌아가는 그날을 말이다.


우기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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