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자제가 잘 안됩니다.

[ 상담Q&A ] 상담Q&A

김정전소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8월 27일(월) 11:12

[상담 Q&A]

   
Q : 30대 남성으로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시고 주사가 점점 심해집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까지도 술을 좀 적게 마시라고 말을 할 정도입니다. 저도 실은 그동안 술을 자제해보려고 해봤는데 의지가 약한지 잘 안됩니다. 술을 남들처럼 기분 좋게 적당히 마실 방법이 없을까요?

A : 답은 '없다'이다. 술중독이란 술을 마심으로 인해 삶의 영역에서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발생하고 (예를 들면 술을 마시면 폭력적이 되거나 주사가 심해 가족들에게 고통을 줌, 숙취로 인한 결근이나 지각이 잦아져 직장생활에 지장 초래, 술로 인해 건강이 나빠짐, 음주운전으로 법적인 문제가 생김) 이런 문제가 계속되거나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술을 자제하지 못하고 계속 술을 마시는 상태이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질문자는 술 중독 초기나 술 의존 상태로 보여 진다.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기분 좋게 술을 마실 수는 없냐?'고 질문하는데, 사실 이것은 거의 모든 술 중독자가 치료에 들어가면서 갖는 '로망이자 희망'이다. 하지만 술 중독은 '만성적인 질병으로 진행성이며 재발하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의학적 병발과 함께 결국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라는 의학적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치료가 되었다고 해도 재발률이 높고 재발할 때 악화되는 진행속도는 가속도가 붙는다. 이것이 술 중독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병원을 나서서 축하주로 딱 한잔 기분 좋게 마시자고 병원 앞 호프집에 갔다가 다시 인사불성 상태로 병원으로 실려 오는 이유다. 한 번 술에 중독이 된 사람은 중독의 재발을 막기 위해 평생 단주를 해야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아직도 중독을 의지의 결핍이나 도덕적 파탄으로 보면서 중독 문제를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 술 중독자치고(결코 자신의 술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도 남들 모르게 은밀히) 술을 자제해 보려고 결심하고 노력해보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다. 술 중독은 집착과 강박과 조절불능이라는 핵심증상이 뇌 기능과 관련된 문제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술 중독자에게는 술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TIQ's' 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은 뇌에 작용해서 기분을 좋게 하는 강력한 아편과 같은 작용을 한다. 문제는 계속적으로 술을 마시면 이런 인위적인 물질이 외부에서 계속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인체는 자연적으로 만들어내던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예를 들어 엔돌핀)을 더 이상 생산할 필요가 없으므로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그래서 술 중독자치고 기분 좋고 행복한 사람이 별로 없고 우울증도 높은 편이다.
 
또한 중독자는 평소 대인관계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술을 마시면서 달래거나 잊으려고 했던 경우가 많아, 막상 단주에 성공을 해도 생활 속에서 당연히 겪는 갈등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므로 단주를 했다가도 결국 괴로워서 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단주모임(AA)은 술 중독으로 인하여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단주를 돕는 모임으로 단주를 하고 유지하는 데는 하나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고백하면서 모이는 자조모임이다. 지속적으로 단주하기 위해서는 이런 단주모임에 규칙적으로 참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정선 /총회상담학교 상담센터 공동소장ㆍ정선심리상담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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