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등급' 군종목사의 자부심

[ 연재 ] 군종목사의 자부심

우기식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8월 20일(월) 09:46
[우기식목사의 건빵연가]

해마다 6월이 되면 전국의 기독장병들이 오산리에 위치한 순복음기도원에서 개최되는 6.25 구국성회에 참가를 한다. 몇 년전 필자가 소속 장병 및 가족들을 인솔하여 참석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집회 중간시간에 이동하고 있을 때에 민간교회에서 자체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오신 듯한 두 분의 여자집사님이 대화를 나누시는 것을 바로 뒤에서 따라가며 들은 적이 있다.
 
한 분이 물어 보았다. "집사님! 그런데 군목이 뭡니까?" 그랬더니 상대편 집사님이 답변 하시기를 "나도 궁금해서 우리교회 목사님에게 여쭈어 보았더니, 목사에게도 등급이 있어서 담임목사는 최상위, 부목사는 그 다음 등급,그 외의 다른 특수사역 목사님들은 그 다음 등급인데 군목은 목사님 등급중에 최하위 등급이라고 하셨어!" "아! 그런거구나!" 바로 뒤에서 그 대화를 들으면서도 그분들이 민망해 하실 것 같아 군목인 것을 차마 밝힐 수 없었고 그저 답답한 마음을 부여잡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주님!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참 듣기에 기분 좋은 말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충격 받을 말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이야기는 종종 들으니까 말이다. 이럴때면 위로를 받는 말씀은 "내가 죄인 중에 괴수니라"고 하신 바울의 자기고백이다. 그분은 스스로 최하위 등급 사도라고 여기며 사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에게는 강한 자부심이 있으셨다.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딤전1:12) 최하위 등급이면 어떤가? 이렇게 생명을 건지는 귀한 직분을 맡기셨는데 말이다. 상처입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다. 왜냐하면 부족한 사람의 사역을 통하여 귀한 생명이 살아나는 생생한 기적의 현장을 날마다 체험하기 때문이다.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사역을 할 때의 일이다. 부사관이 되려고 입대하여 훈련받던 교회를 처음나온 형제인데 이 형제에게 큰 문제가 발생을 하였다. 훈련 중 무릎을 크게 다친 것이었다. 그런데 훈련과정 중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구보훈련이 있었다. 그 훈련을 통과하지 못하면 유급이 되든지 아니면 퇴소를 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 생겼고 이제 기회는 한번밖에 남지 않았다. 그때 이 후보생을 위해 기도해 주던 기도의 어머니가 용기를 주었다. "염려 말고 뛰어라. 그 뛰는 시간에 우리가 모여 기도하마!"이 말에 용기를 얻어 구보과정에 도전을 했는데 반환점에 갈 때까지 그렇게 통증이 심하더란다. 그런데 반환점에 도착하면서부터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져서 무사히 완주를 하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처럼 생생한 기적의 역사가 일어나는 현장이 군 선교 현장이다. '최하위 등급 목사!' 그렇게 불리어도 상관없다. 주님이 내게 주신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한다. "주님! 상관없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공군중앙교회 중령 우기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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