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자 2세 환우회 한정순씨 인터뷰

[ 인터뷰 ] 원폭피해 2세 한정순씨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08월 16일(목) 15:01
"67년 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저희 어머니는 임신 중이셨습니다. 방 한쪽 구석에서 청소를 하시다가 폭발이 일어나 방사능에 피폭이 되셨죠. 86세의 어머니는 다행히 지금도 살아계시는데 문제는 이 방사능 피폭이라는 것이 한세대 한세대 지날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2세인 저의 증상이 더 심각하고, 3세인 제 아들은 그 증상의 정도가 더 심각하거든요."
 
   
원폭피해자 2세 환우회 회장 한정순씨(53세)는 대퇴부무혈성괴사증으로 인해 몇 차례 인공관절 수술을 했지만 여전히 몸의 중심이 제대로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 엉덩이뼈가 서서히 녹아내리는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이 질병으로 한 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4차례나 했지만 통증은 여전하다. 더군다나 30세의 아들은 뇌성마비로 인해 한 씨가 입에 음식과 물을 넣어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먹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한 상태다.
 
치료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간간히 간병사 생활을 하는 한 씨는 자신의 가정을 돌보기에도 힘에 부치지만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수천 명의 원폭 피해 환우들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한 회장은 " 원폭2세환우는, 대물림되는 원폭의 후유증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건강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지 않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로부터 의료비 지원 및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한 회장과 원폭2세 환우들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안은 원폭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17~18대 국회에서 원폭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통과되지 못해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 회장은 "한국교회가  원폭 피해 2세 환우들에게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앞으로도 육적,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원폭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 그리고 생활 대책을 위해 많은 기도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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