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 다룬 영화 '숙녀와 수용소'

[ 문화 ] 영화 '숙녀와 수용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8월 13일(월) 14:01
   

"사람은 말이디 믿는대로 행동할 필요가 있어."
 
북한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숙녀와 수용소'가 기독 문화예술인들에 의해 제작돼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 최고의 작가 로맹가리의 '하늘의 뿌리'에 수록된 에피소드를 각색한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과 신념이 눈에 보이는 현실을 압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는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수용소에서 한 수감자가 가상의 숙녀를 데려와 규칙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첫째, 숙녀가 계신 자리에서 징징대거나 되는대로 행동하지 말 것 둘째, 신사답게 행동할 것 셋째, 방귀를 뀌지 말 것 등으로 로맹 가리의 원작과 달리 북한의 수용소로 배경을 설정하고 숙녀를 통해 수감자들이 변해가며 자유를 찾아 떠나는 과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숙녀와 수용소'라는 제목과는 달리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영화에는 숙녀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자유를 상징하는 풍뎅이가 관객들 앞에 나타난다. 뒤집어져 날지 못하는 풍뎅이가 다시 날 수 있도록 하려는 수감자들에게는 급기야 풍뎅이 채집 행위 금지령이 발표되는데 이는 자유가 없는 북한의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
 
각본과 연출로 제작에 참여한 이다감독은 "새로운 규칙이 생기면서 수감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되살려 내고자 하는 싸움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신념이 변화와 극복을 가져올 수 있는 실존적인 힘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권장도서로 선정된 '반크 역사 바로 찾기' 시리즈의 집필자이기도 한 그는 "배우와 스태프들 중에는 비기독교인들도 있었는데 기독교 영화라고 알리지도 않고 시작했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실제로 영화 '숙녀와 수용소'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이들의 후원과 기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단법인 굿피플 인터내셔널에서는 배우들의 연습장소를 제공했고 스포트라이트코리아 박수산나 대표, 여의도순복음교회 북한선교회 등에서 지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제작 및 배급을 담당하는 키네마인의 손영선대표(여의도순복음교회)는 "상식적으로는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기도하는 중에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를 만나게 하셨고 목사님 장로님들까지 엑스트라로 참여해주셔서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의 북한말 감수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영화 코리아에서 북한말 감수와 OST 제작에 참여한 북한 장교출신 백경윤씨가 맡았다. 백 씨는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이 여러분들을 통해 내 고향에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출판ㆍ공연ㆍ영화를 통해 하나님의 문화 영토를 확장해간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는 키네마인은 '숙녀와 수용소'에 이어 내년에는 장편영화 제작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숙녀와 수용소는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 출품을 계획 중에 있으며 미국 교육기관에서 인권교육용 프로그램으로도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를 통해 얻게 된 수익금의 일정 부분은 북한 인권 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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