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시리아 내전의 심각성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30일(월) 15:58

시리아 내전은 이제 중동을 넘어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 국제적인 분쟁이 되었다. 시리아의 민주화시위 초기만해도 자스민혁명으로 촉발된 중동의 여러 국가들의 민주화운동 중 하나였다. 시리아는 이집트의 무바라크가 무너지고 리비아의 가다피가 사살된 것에 비하면 그리 큰 사건은 아니었다. 그러나 분쟁 17개월로 접어든 지금 총 희생자 수가 1만9천명을 넘어섰다. 수만명의 시리아국민이 레바논 요르단 터키 등 주변국으로 도망쳐 나가고 있다. 미약했던 반군과 정부군과의 교전은 이제 전쟁수준으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중화기로 무장한 30만명의 시리아정부군에 맞선 반군은 초기의 어설펐던 모습을 벗고 이제 완전히 정규군 못지않은 조직이 되었다. 반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의 '국가안보본부'를 타격해 국방장관 등 아사드 정권의 핵심인물을 사살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생사여부가 불문명한 가운데 행방이 묘연하다. 통상적으로 이슬람권의 전쟁이나 전투는 라마단에는 휴전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 전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유엔은 안보리에 시리아 제재 결의안을 여러 차례 상정했지만 상임이사국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되지 못했다. 지난 9개월 간 벌써 세 번째 결렬이다. 시리아는 내전이므로 외부세력이 정권교체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정말 그럴까? 시리아를 지지하는 진짜 이유는 시리아에 걸린 이권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미 시리아에 50억 달러에 이르는 무기판매로 엄청난 국익을 챙겼고, 러시아 비즈니스맨들이 시리아에서 입찰한 금액만도 1백50억불에 달한다. 중국 역시 같은 상황이다. 이 모든 계약이 완성되는 시점까지만이라도 아사드정부가 버텨줘야 한다.

시리아 사태로 가장 민감한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웃한 시리아 내전 소식이 마치 자국의 교전인 양 매일 헤드라인 뉴스로 전하고 있다. 유엔은 말(협상)보다 힘(유엔군)을 통한 무력사용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서 가장 긴장하는 것은 시리아의 화학무기다. 중동 최대 규모인 시리아의 화학무기가 레바논 헤즈볼라나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 조직으로 넘어갈 경우 유엔군이 시리아 전국에 고루 배치되어 있는 화학무기를 통제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투입해야 할 병력만도 수만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투입 직전에 있다고 한다.

시리아 사태의 양대 진영은 두 개다. 첫째는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파워게임이다. 정부군에 대항해 1년 6개월 간이나 조직적인 전쟁을 벌일 수 있는 것은 수니파 세력들이 배후에 있기 때문이다. 아사드는 시리아 내에 불과 12% 남짓의 시아파 인구를 기반으로 70%의 수니파를 지배해 왔다.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가장 치열한 도시들을 가만히 보면 주로 수니파가 밀집된 도시들이다. 홈스, 하마, 이들리브 등이 정부군과 반군의 최대 격전지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을 포함한 시아파 국가들이 시리아 정부군을 돕는다. 반면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이 반군을 지원한다.

또 하나의 배후세력이 바로 나토의 서방국가들이다. 지난 6월 시리아의 오인사격으로 격추된 터키 전투기 추락사건은 시리아에 우호적이었던 터키가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스라엘 전투기로 오인해 사격했다는 시리아의 해명에도 불국하고 터키는 나토를 비상소집했다. 나토국 대변인은 나토회원국의 하나를 건드리면 9억의 전 나토국이 나서서 응징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서 시리아 내전을 두고 '나토+이스라엘' 대 '러시아+친시리아국가들'의 양대 진영이 형성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이 세계 3차대전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는 이 때문이다. 중동 발 시리아 내전은 다시 한번 세계를 전쟁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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