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센터 가정폭력 사망자 추모

[ 교계 ] 이주여성 사망 추모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7월 25일(수) 10:23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이주여성 추모집회 열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이날 추모집회에는 이주여성 출신으로 첫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의원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를 죽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지난 18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이주여성 추모집회'가 열렸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대표:한국염)가 주관한 이날 추모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1백여 명의 이주여성이 참여해 '이주여성들이 죽지 않을 권리' 등이 적힌 천과 피켓을 들고 '이주여성이 가정폭력으로 계속 죽어도 반응이 없는 한국사회가 두렵습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에는 이주여성 관련 단체 뿐만 아니라 서울중국인교회, 부산외국인근로자선교회, 외국인선교회부산지부, 조선족교회 등에서도 참여했다.

올해 들어 벌써 3명의 이주여성이 가정폭력에 의해 사망했다. 지난 2일과 4일 이틀에 걸쳐 두명의 이주여성이 가정폭력으로 삶을 마감하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달 들어 사망한 한국계 중국여성 故 리선옥씨와 베트남 여성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故 김영분씨는 모두 가까운 남편에 의해 살해됐다. 리 씨는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고 김 씨는 술을 마신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4일간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했다. 무직인 남편을 대신해 식당 일 등을 하며 가족 부양의 의무를 성실하게 감당했던 여성이었다.

배경애 공연예술치료연구회 공연예술팀장의 추모공연, 故 리선옥씨와 김영분씨 사건 경과보고, 추모사 등에 이어진 자유발언 시간에 한 몽골 여성은 "죽고 싶지도 않고 이런 집회에 나와 우울한 발언을 하고 싶지도 않다. 한국에서 내 꿈을 펼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말만 다문화를 위하는 것은 필요없다"고 실질적인 제도 마련을 호소했다. 이주여성들은 성명을 통해 △알코올 중독, 정신병력, 폭력 성향 등 위협이 되는 남성들의 결혼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결혼에 대한 의무를 다해도 여성 스스로 체류권을 받을 수 없는 현실 개선 △가해 남편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이주여성이 안전하게 상담 받을 수 있는 기관 등을 요청했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최소영총무는 "교회에서는 아직까지도 이주여성들이 한국의 문화를 우선적으로 이해하고 교회의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일만큼 우리의 품이 넉넉해야 한다"며 "이주여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구체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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