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총회를 앞두고 돌아본 평신도운동

[ 교계 ] 평신도운동 고찰

정경호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24일(화) 16:11
한국교회에 팽배해 있는 셀 교육은 1990년에 현대셀교회 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랄프 네이버에 의해 시작된 후로 2000년대 까지 그의 책과 컨퍼런스를 통해 많은 목회자들에게 셀교회를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의 셀교회운동은 1991년 전신자사역훈련원(전사원)을 통해 한국교회에 셀교회 모델을 제시하면서 교회의 성장자료와 각종 훈련자료 및 방법 등을 가르쳐 왔다.
 
그들은 새포도주는 낡은 가죽부대에 넣을 수 없다는 누가복음 5장 36-39절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성령 하나님은 말씀과 기도는 물론 찬양과 경배, 내적치유, 중보기도, 하나님의 임재 및 하나님의 음성 듣기와 같은 새 포도주를 교회에 부어주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들은 전통적인 교회의 프로그램과 직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회 제도는 헌 부대이기에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없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 신자가 사역자 곧 만인제사장이 되어 하나님이 주신 모든 은사로 섬기는 '셀 그룹 교회'가 바로 새 부대라고 한다.
 
셀 교회는 영적으로 훈련된 평신도 사역자가 목자가 되어 셀 그룹을 통해 불신자를 전도하고 어린 신자를 양육하고 차세대 지도자들을 훈련하는 교회라는 점에서는 수긍되는 점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셀교회들은 지나치게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데 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는 "초대교회로 돌아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근본취지는 망각하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한국교회가 지닌 좋은 전통인 평신도운동들 곧 여전도회, 남선교회, 장년회 또는 청년회라고 하는 평신도지도력이 셀교회라고 하는 또 다른 유형의 평신도 운동에 의해서 축소되거나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비해서 알파코스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갖고 있는 의문점을 함께 나누면서 기독교 신앙을 갖도록 돕는 전도 프로그램이다. 알파코스는 기독교에 대하여 알고 싶은 자들이나 의문점을 가진 사람들을 주 대상으로 삼고서 그들을 초청하여 극진히 대접하면서 그들이 가진 의문점들을 풀어주고 궁극적으로 기독교인이 되게 함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여기에다 지루하고 재미와 감동이 없는 형식적 예배에 길들여져 있는 기존 교회 신자들을 일깨워 활력이 넘치는 신앙인으로 거듭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역동적인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일단 기존 교회의 예배를 지루하고 재미없고 감동이 없는 형식적인 예배로 규정한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문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수치상으로 교회가 성장하였다고 해서 성공한 교회인가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알파코스는 철저하게 체험위주의 신앙관을 심어주고 있으며, 신학을 무시하거나 교리적 체계를 마비시키는 신앙관이 보이기도 한다.
 
선교 초기 한국교회는 말씀을 사랑하고, 열심히 헌금을 하였으며 심지어 주일 이외의 하루를 끊어 날을 헌금하기도 하였고, 가난하고 궁핍한 이웃과 사회를 봉사해 나갔으며, 민족을 섬기고 봉사하면서 민족을 이끌어나간 지도력을 지닌 교회였다. 그리하여 교회는 십자를 등에 짊어지고 태극기를 손에 들고서 하나님 사랑, 나라 사랑, 예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교회를 성장시켜 나감은 물론 모든 악습과 구습을 타파하며며 사회에 봉사하고 민족과 나라를 이끌어나갔던 것이다. 이러한 평신도 중심의 신앙은 국채보상운동으로, 평양에서 일어난 부흥회와 함께 구국기도회운동으로, 3.1운동으로, 애국부인회운동으로, 물산장려운동으로, 절제운동으로, 금주금연운동으로, 면려회운동으로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섬기며 봉사하는 신앙의 손길로 나아가 남북의 평화통일을 바라보면서 나눔과 섬김의 신앙의 실천을 통해 나라와 민족을 섬기고 봉사하며 나간 것이다.
 
2013년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평신도운동이 새로운 발전과 부흥의 분깃점이 되었으면 한다. 한국교회가 지닌 다양한 지도력을 가지고 다음세대의 지도자를 육성하는 일과 함께 국내외 선교는 물론 우리의 형제자매인 빈곤의 아시아와 지구촌 세계와 나아가서 지구적 생명공동체를 섬기고 봉사하는 생명평화정의가 살아 넘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 한국교회의 역사적 과제요 우리 평신도들이 감당해야 할 특별한 사명인 것이다.
 
정경호교수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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