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발톱

[ 데스크창 ] 솔개의 환골탈태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7월 18일(수) 14:51
군대 생활을 해 본 이들은 한번 쯤 발톱이 빠지는 경험을 해 보셨을겁니다. 잘 맞지 않는 군화를 신고 1백킬로미터 행군을 하거나 훈련 도중 발 등을 찍혀 발톱이 꺽이거나 빠지는 그 고통,보는 것 만으로도 얼굴을 찡그리게 되는 상황입니다. 저는 산악 행군 중 무등산 수박 3덩어리 크기의 바위가 굴러 엄지 발톱이 빠진 적이 있습니다. 엄지 발가락이 없으면 걸을 수 없다는 것도 그 때 처음 알게 됐었죠.
 
유튜브(You Tube)에 포스팅된 동영상 중 '솔개의 선택'이란 것이 있습니다. 솔개는 조류 중에서 제일 수명이 길다고 합니다. 어림잡아 70년에서 80년을 살 수 있다고 하니 웬만한 사람의 수명 만큼이나 사는거죠. 솔개가 이렇게 장수하기까지는 일생에 한번 반드시 거쳐야할 힘든 과정이 있다고 합니다.
 
솔개는 약 40년 정도 살면 부리가 커져 상하가 어긋나고 발톱은 닳아서 무디어지고 날개의 깃털은 무거워져 날기 힘들어집니다. 바로 그 때에 솔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이 무겁고 무디어진 몸으로 살다 죽을 것인가,아니면 새로운 삶을 찾을 것인가". 그런데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선 엄청난 고통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솔개는 바위 산으로 날아가서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계속 부딪쳐서 빠지게 만듭니다. 마침내 어긋나고 무디어진 부리가 없어지면 새로운 부리가 나와서 자라게 됩니다. 그 다음엔 그 새로운 부리로 자신의 낡고 무딘 발톱을 뽑아내는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낡은 발톱이 빠지면 그 자리에 새로운 발톱이 나오게 되는거죠.
 
그리고 나선 낡아서 무거워진 깃털을 부리로 뽑아버리면 새로운 깃털이 나와서 자라게 됩니다. 이렇게 6개월 가량 생사를 건 고통의 과정을 겪은 뒤 솔개는 비로소 후반기 40년의 생을 새롭게 살 수있게 되는 것입니다.
 
발톱 하나만 빠져도 참기 힘든데 솔개는 부리도 빼고 발톱도 빼는 고통, 더욱이 깃털이 뽑혀나갈 때의 그 고통…,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奪胎)입니다. 더욱 궁금한 것은 부리와 발톱이 없으면 그 6개월 동안 솔개는 무엇을 먹고 살까요? '절벽 끝 바위를 쪼아 낡아진 부리를 깨고 밤마다 굶주린 창자로 홀로 울부짖는다'란 어느 시인의 시 구절을 미루어 볼 때 육체적인 고통과 굶주림의 2중고를 겪음에 틀림 없습니다.
 
이 동영상은 우리의 인생도 힘이 들고 어려울 때 솔개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처럼 낡은 것을 부수어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비단 솔개 뿐 아니라 이런 류의 이야기는 파브르의 곤충기에서 애벌레가 번데기를 뚫고 나비가 되는 과정에서도 보게 됩니다. 우리의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들이죠. 그러나 실제로 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탄생에는 과감한 결정과 견디기 힘든 고통과 인내가 필요한 것입니다. 새로운 부리,새로운 발톱,새로운 날개! 낡고 익숙한 것들을 깨트리고 자신을 비워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꿈과 비전으로 새롭게 깨어나는 97회기가 되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나에게 낡아 쓸모없게 된 부리와 발톱, 깃털은 무엇일까요? 구하는 자 만이 얻을 수 있고,도전하는 자 만이 승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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