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윤택, 생애 첫 에세이집 '웃음 사전' 출간

[ Book ] 웃음 사전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7월 17일(화) 09:28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 이야기하고파"

'같이 대소(大笑)'하는 세상을 꿈꾸는 코미디언 '윤택의 웃음사전(한국장로교출판사)'이 출간됐다. "웃음은 공과 같은 것, 탁구공으로 튕겨 보내면 농구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그가 내리는 웃음의 정의다.
 
   
동료 코미디언들의 웃음 정의도 이어진다. "웃음은 나를 위한 것이라면, 웃김은 남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김형인)", "나 자신을 낮출 때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웃음이다. 웃음은 나를 낮추게 한다(오지헌)", "웃음이란, 태양이다(김준호)".
 
윤택은 SBS 웃찾사에서 한박자 느린 복서로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언이다. 최근에는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대중을 향해 웃음을 튕겨 보내고 있다. 지난 13일 만난 윤택씨(본명 임윤택, 41세)는 생애 첫 에세이집을 낸 것과 관련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 경우 하나님의 사랑과 부모님의 기도로 그 시기를 지날 수 있었음을 전하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버지 임종각장로(서울관악노회 영동교회)의 격려가 책을 쓰는 데 큰 힘이 됐다.
 
실제로 이 책에서 그는 청소년 시절의 자신을 '돌아온 탕자'로 묘사하고 있다. 반복되는 가출과 방황,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태로 흔들리는 그를 붙든 것은 부모님이었다. "아버지는 내가 돌아오지 않을 때는 전단지도 뿌리셨다. 잃어버린 윤택이를 찾는다고, 돌아오라고…(p29)." 윤택씨는 "부모님이 기도해주시는 것이 당시엔 싫었지만 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부모님의 눈물의 기도가 나를 살렸다"며, "결혼하고 나서 요즘에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그의 아내는 임신 8개월로 출산을 앞두고 있다.
 
모태신앙인 그는 하나님 앞에서도 '돌아온 탕자'와 닮아있다. 자신의 신앙을 '미온수'로 평가한 윤택씨는 "일전에 어느 연예인 집회에서 목사님이 '뜨거워질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아직은 미온수같지만 늘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을 믿고 있다. 개그할 수 있도록 달란트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코미디언들은 짧은 순간 무대 위에서 웃음을 주기 위해 긴 시간 땀과 열정을 쏟는다. 가수는 한 번 신곡이 나오면 여러 번 반복해서 부를 수 있지만 코미디언들은 다르다. 매번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는 "대중들은 잠깐 그 개그를 보고 재미없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코너 하나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40여 개의 코너를 짜고 무너뜨리고, 버리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과정이 숨어 있다"고 했다. 후배들에게도 "무조건 열심히 하라"고, "묵묵히 준비하다보면 언젠가 기회를 얻게 된다"고 기본을 강조하는 편이다. 윤택씨는 "나는 대체 무슨 행복을 위해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인지, 얼마 전 개그 아이템을 짜는데 섭섭한 마음이 들더라"고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결국 사람들이 더 크게 웃어줄 때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웃음에 대한 갈증이 있어도 사람들이 쉽게 마음을 열고 후하게 웃지 못하는 것 같다"는 그의 말대로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혹시 북한 주민들 앞에 서게 된다면 웃길 자신이 있는지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자신 있어요. 그들의 삶에 깊은 공감대를 갖지는 못하지만 저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주로 하니까, 한 번 해보겠습니다." 경직된 표정들 사이로 한박자 느린 복서의 동작을 선보이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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