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우울증

[ 논단 ] 미소 우울증

김예식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3일(금) 19:30
주간논단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하려는데 핸드폰 문자가 올라와 확인했다. 평소 가까이 지내는 권사님에게서 온 문자였다.

잘 아는 집사님이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고,그에 의한 우울증 증세로 말미암아 자살 위험이 있으니 그를 만나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집사님의 남편 또한 직장에서의 명예퇴직을 비관하다가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한 케이스였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는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2010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자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1만 5천5백66명이다. 이는 33분마다 1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며,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는 42.6명에 달하는 숫자이다. 게다가 우리 국민 중,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무려 35%가 자살을 생각해 본적이 있으며 이중 연간 1백55만 명이 구체적으로 그 생각을 현실로 시도해 본 적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중 20%는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나,나머지 80%는 우울증을 거쳐 의도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이다. 2012년 7월 한 TV뉴스 발표에 의하면,이제 우리나라는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뇌혈관 질환,심혈관 질환에 이어 세 번째 높은 사망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요즘 우리나라는 전 인구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린이,청소년들은 학교폭력,왕따 문제로 우울하고,청년들은 실업문제,결혼 노령화로 인한 독신 생활,불투명한 미래의 불안으로 인해 우울하고, 결혼한 젊은 부부들은 하우스 푸어(대출을 통하여 집을 구매한 사람이 대출이자 부담으로 인해 가난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워킹 푸어(일은 하지만 치솟는 물가로 인해 여전히 가난한 삶을 사는 사람들),베이비 푸어(자녀를 낳으면서 양육비 부담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워지는 사람들)의 문제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

게다가 중년이 되면 퇴직으로 인한 상실감,빈 둥지 증후군(자녀들이 부모의 품을 떠남으로 인해 오는 공허감) 그리고 노부모 부양과 자녀들 사이에 끼어(sandwich generation) 그로 인한 경제적 압박으로 말미암아 우울하다.

또한 노인 세대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한 노후문제,질병문제,혼자 남겨짐에 대한 외로움 등으로 우울증을 겪고 있다.

현대는 어찌 보면 모든 세대가 우울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 분위기 속으로 떠밀려가고 있다. 얼마 전 한 일간신문 직원 신우회 예배에서 설교를 한 후,몇몇 임원들과 차를 나누고 있을 때,우연히 답답한 그들의 마음을 들으면서 그들의 복합적인 심리상태가 마치 겉으로는 웃음 지으면서도 내면으로는 우는 '미소 우울증'과 같다고 했더니,다같이 이에 공감하면서,그 중 한 임원이 그 미소우울증을 그대로 노래로 표현한 노래가 있다고 내게 소개하였다.  그가 소개한 노래는. 가수 조용필이 부른 '그 겨울의 찻집'이었다.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이 가사처럼,오늘 우리 옆에 있는 교회의 수많은 성도들이 겉으로는 환하게 웃으며 교회와 사회를 섬기면서도 내면으로는 눈물짓고 있는 '미소 우울증'환자들은 아닌지….

오늘날 한국교회는 일부 목회자들의 얼룩진 모습들과 이를 지탄하는 사회의 비난의 소리로 인해 이미 깊은 상처로 일그러져 있다. 이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우리가 마땅히 돌보아야 할 우리의 성도들의 아픈 삶과 신앙적 고민들은 그들의 미소 뒤에서 울고 있다.

지금 이 시간,이 사회에서 우리 목회자들은 분열과 갈등,세속적 명예욕을 버리고 목자의 모습으로 돌아가 우리에게 맡겨진 영혼들을 돌아보아야 한다. 더불어 그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향한 믿음과 소망을 우리의 삶 속에서 회복하는 것이야 말로 한국교회와 우리 목회자들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김예식 / 상담원「생각과 마음」감독,예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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