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운동의 역사적 이해

[ 연재 ] 평신도지도지침

정경호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3일(금) 19:08
선교 초기부터 바로 얼마 전까지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아오면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셀이나 알파 및 두 날개 G12와 같은 지도력훈련이나 셀교회운동 또는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신비주의운동이나 성서연구가 기존 평신도운동이나 성서연구를 활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그 동안 교회를 몸 바쳐 섬겨온 여전도회나 남선교회 그리고 청년회 등과 같은 평신도운동이 급격하게 저하되거나 사라져버린 교회들도 여기저기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왜 지금까지 한국교회를 발전시켜 온 평신도운동을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을까? 한국교회를 성장케 하였던 그 주역,평신도는 과연 누구이며 그들은 오늘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일반적으로 안수를 받아 목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이들을 성직자로 그리고 목회자가 아닌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이들을 평신도로 지칭하여 왔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성직자이든 일반적인 신도이든 모두가 하나님 앞에 서있는 '하나님의 백성(laos)'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나님의 백성'이란 말에서 '평신도(laity)'란 말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이든 일반 성도이든 하나님 앞에서 꼭 같은 하나님의 백성이요 하나님의 자녀들이며 모두가 똑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주요 구원의 주로 믿고서 모두다 똑 같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야할 사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평신도 신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하나님을 믿는 모든 신앙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모두 다 하나님의 자녀요 평신도인 것이다.

교회의 역사를 되돌아 볼때,'평신도 운동'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평신도운동에서 출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고 믿고 따르는 선생,예수 그리스도는 레위 가문의 출신이 아니며 정규적인 신학교육을 받지 않았던 평신도였음을 알 수 있다. 베들레헴의 구유 간에서 탄생하셨고,나사렛에서 자라나셨으며 갈릴리 지역에서 담당하신 '하나님 나라' 사역은 당시 제도적인 유대교와 기름부음을 받은 제사장이라는 성직자들로부터 배척 받은 평신도 운동이었다.

우리는 예수의 제자들의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 가운데서 사제 계급과 가문에서 나온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많은 사도들과 예언자들과 교사들 그리고 전도자들은 모두 평신도였음을 알 수 있다(고전12장, 엡4:11). 뿐만 아니라 초대 원시 기독교 공동체의 신도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온갖 박해를 받았음에 불구하고 복음을 선포했으며 교부들 가운데 저스틴,터툴리안,판테누스,클레멘트,초기 오리겐,어거스틴 등이 평신도 신학자였다.

중세 시대에 수도원 운동,프란시스칸 운동,종교개혁 이전 개혁자로 알려진 프랑스 리용의 상인 발도와 영국의 죤 위글리프,이태리의 사보나롤라 그리고 보헤미아의 얀 후스도 평신도 신앙에 역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발도와 사보나롤라 그들의 제자들은 모두가 다 평신도로서 신앙을 지키며 교회를 섬겼던 사람이요 또한 자신이 처한 시대에 종교개혁운동을 주도해 나간 평신도 신앙인이었으며 위클리프와 후스는 사제로 교수로 봉사하였으나 그들 역시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 없이 성찬에 함께 참여할 것을 강조하면서 교황청에 항거해 나간 개혁자였다.

뿐만 아니라 영성가 엑크하르트와 그의 제자 타울러의 '하나님의 친구들(Friend of God)'로부터 영향을 받은 '공동생활 형제단(The brethren of the Common Life)'은 평신도 운동으로서 이들이 세운 학교에서 토마스 아 켐피스,에라스무스,루터가 배출되었다. 특히 루터는 만인제사장론을 통하여 성직자의 계급적 권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하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또한 장로교의 창시자인 칼뱅은 평신도로서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역사상 가장 저명한 평신도 신학자였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근세에 들어와 독일 경건주의 운동,모라비안 형제단 운동,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학생운동,요한 웨슬레가 속했던 홀리 클럽,미국 예일대학 등의 신앙각성운동,YMCA 운동,YWCA 운동,오순절 운동,초교파적 학생자원선교운동 그리고 평신도 선교운동 등은 모두다 하나같이 평신도에 역점을 둔 신앙운동이요 선교운동이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철저한 교회론에 근거한 평신도 운동의 선구자였으며 모두가 다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서 그리고 사도의 전승을 지켜오면서 개혁적인 신앙을 지켜온 사람들이었기에 하나님의 교회를 교회되게 한 사람들이었다.


정경호교수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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