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밥상의 상징, 쌀

[ 생명밥상 ]

한경호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1일(수) 13:51

생명밥상을 차리는 데에 제일 중요한 것은 밥이다. '밥상',"밥 먹었니?","밥 잘 먹고 공부 잘 해야 돼","밥이 보약이야" 등의 말에서 보듯이 다른 식재료들보다 밥이 상차림을 대표하는 말이다. 밥을 잘 먹는다는 말은 밥만 잘 먹는다는 말이 아니라 상에 차린 모든 음식을 다 잘 먹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밥의 재료는 쌀이다. 그래서 어떤 쌀로 밥을 짓느냐가 중요하다. 오래 전 일본에서 '이따이 이따이'병이 발생했었다. 쌀의 오염에서 비롯된 공해병이다. 인근 지역의 공장에서 나온 폐수가 논으로 흘러 들어갔는데 폐수 속의 중금속이 벼에 축적되었고,그 쌀로 밥을 지어 오랜 기간 먹다가 발생한 병이다. 논농사에서 중요한 것은 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요즘 물 오염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어떤 물로 벼농사를 짓느냐 하는 것이 쌀의 '생명성'을 평가하는데 중요하다. 다음,벼가 자라려면 양분이 필요하다. 거름이 들어가야 하는데 보통 화학비료를 사용한다. 요소비료,복합비료,이삭거름 등 대체로 화학비료들을 많이 쓴다. 화학성분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과다하게 사용하면 땅이 소화를 못하고 토양성분도 변하여 점차 산성화된다. 또한,화학성분이 지나치면 벼 뿌리나 줄기,나아가 벼 낱알에도 축적되고,논 물꼬를 타고 시냇물로 흘러들어가 하천생태계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화학비료는 안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퇴비를 중심으로 하면서 소량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무농약재배도 있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농약이다. 화학비료를 중심으로 재배하면 벼가 약해져서 병충해에 쉽게 걸린다. 자연히 농약을 치게 된다. 농약은 고독성물질이다. 병충해는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땅이 오염되고, 농민이 농약 중독에 노출되며,작물도 오염된다. 결국 소비자의 건강에도 해를 끼치게 된다. 물론,자연생태계와 인체는 정화력과 치유력이 뛰어나서 상당 부분 극복해나가지만 지속적으로 쌓이면 생명력을 약화시킨다. 사람이 약을 오용하거나 과다 복용하면 문제가 되듯이 농약 또한 그렇다. 문제는 인간의 약은 생명에 지장이 없도록 치밀하게 제조한 것이지만 농약은 고독성이며,주변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화학농약 때문에 논생태계가 단순해지고,주변 하천의 생명체들이 해를 입으며,그 볏짚을 먹은 소가 임신을 못하는 경우들도 발생한다. 화학농약은 사용하지 말고 대신 미생물제 등 천연적인 방법으로 방제하는 방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물,비료,농약은 쌀의 생명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쌀의 생명성이 살아있어야 생명밥상을 차릴 수 있다. 깨끗한 물,천연적인 방법의 농약과 비료가 생명밥상을 차리는데 필수적임을 알고 쌀을 구입할 때 누가,어떻게 생산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외국에서 수입하는 쌀의 경우 '수확 후 화학처리(post harvest application)'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국내에서 재배한 쌀을 구입하되,가능하면 확인 가능한 유통 과정을 거쳐서 판매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잘 아는 농촌교회나 농민을 통해서 혹은 생활협동조합을 통해서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쌀이 제일 좋고,그 다음이 무농약으로 재배한 쌀(화학비료는 약간 준다)이다. 이 쌀들을 가능하면 현미(玄米)로 먹는 것이 건강에 제일 좋다. 백미에는 쌀의 영양분이 5%밖에 들어있지 않으며,나머지 95%는 씨눈과 미강 등에 들어있다. 생명밥상은 현미로부터 시작된다.

한경호 목사
횡성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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