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세계 최대민족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쿠르드족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1일(수) 11:08
중동에서 한번쯤 기억해 줘야 할 민족이 하나 있다. 나라 없는 중동 최대집시민족 쿠르드족이다. 중동에서 아랍인 터키인 페르시아(이란)인 다음으로 큰 민족이다. 2천5백만명에 이르는 인구규모나 역사적인 민족전통으로 봐서는 이미 국가로 있었어야 할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비애는 1차대전 직후 유럽열강에 의해 중동의 새 지도가 그려지면서부터 시작됐다. 터키와 시리아, 이라크, 이란, 아르메니아 등 현 국가로 재편되면서 국경으로 찢긴 쿠르드족은 각각의 나라로 분산되어 소수민족으로 전락했다. 이후 쿠르드족은 제대로 된 독립운동 한번 해보지 못했고, 실패로 끝난 몇 번의 독립시도는 오히려 핍박과 고난의 역사로 이어졌다.
 
쿠르드인이 가장 많은 나라는 터키다. 거의 1천5백만명에 이르는 쿠르드족은 주로 터키 동부 지역에 거주하며 오랫동안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등 민족적인 탄압을 받아왔다. 쿠르드인이 두 번째로 많은 이라크에는 전체 인구의 17%에 육박한다. 불행하게도 이라크 최대 유전지대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은 독립은 커녕 석유를 장악하려는 사담 후세인의 쿠르드인 전멸 시도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걸프 전쟁 전 때는 적국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후세인은 생화학 무기로 공격해 수천 명을 살상하기도 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자치정부수립을 호소하지만 자국의 쿠르드인 자극을 우려한 터키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2004년 이라크 아르빌 시에 주둔한 우리 자이툰부대의 주임무가 바로 이 구르트족 재건이었다. 쿠르드인이 세 번째로 많은 이란도 마찬가지다. 이란 전체 인구의 약 7%를 구성하고 있는 이란 내 쿠르드족들을 이란에 동화시키려는 이란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쿠르드인의 흔적은 성경에 메데인으로 나타난다. 바사국의 다리오왕, 이스라엘 백성을 석방한 고레스왕, 베들레헴의 동방박사들, 그리고 오순절 성령 받은 사람들 중에 메데인이 있었다. 그리고 중동을 석권했던 전설적인 살라딘장군이 바로 쿠르인이었다. 쿠르드족 최대의 밀집지역 중 하나가 터키와 이란국경 접경지의 아라랏산이다. 옛 노아방주의 파편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일약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곳이다. 그러나 그곳에 수 없는 사람들이 찾아와도 쿠르드족에는 관심을 갖지 못한다.
 
쿠르드족은 한이 많은 민족이다. 자신들의 언어가 금지되고 대신 터키어나 이란어나 아랍어를 강요받고 있다. 이들이 양치던 목초지는 국경강화정책으로 더 이상 다닐 수 없다. 그러나 문화가 말살되고 강대국에 찢겨져도 쿠르드족 고유의 민족성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원전 7세기 이후 현재까지 쿠르드족은 로마, 페르시아, 아랍, 터키, 몽골, 러시아 등 강대국에 의해 민족이 찢기고 짓밟혀 왔다. 자신들의 독립을 약속만 해준다면 중동국가들은 물론 서방국가를 도와 목숨바쳐 싸워왔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들의 배신과 외면만이 돌아왔다. 오죽하면 "쿠르드족의 친구는 아무도 없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만일 우리 한민족도 주변의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일어서지 못했다면 어쩌면 아직도 쿠르드족과 같은 운명에 처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을 주는 민족이다.
 
우리도 쿠르드족에 도움을 받았다면 받았다. 6ㆍ25전쟁당시 한반도를 찾은 1만5천명의 터키군 중 수 많은 병사가 쿠르드인이었다. 우리가 진 복음의 빚을 갚을 곳은 많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나라 없는 최대 민족이요, 이슬람의 어둠에서 고통받는 쿠르드족을 품어야 할 가장 적합한 민족 중 하나가 우리 한민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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