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세미나-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2)

[ 여전도회 ] 예수님의 방법

임성빈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0일(화) 13:48

*지난 6월 26일 열린 13회 대중매체 세미나에서 장신대 임성빈교수가 발제했던 '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를 주제로 한 원고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예수님의 방법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메시지의 전달에 있어서 우리에게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 속에서 더욱 분명한 모습을 띄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 자신이 이 세계 가운데 찾아오신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요 1:14) 인간들 가운데 거하신 분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성육신(成肉身)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신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실례이다.

예수 안에서 인간의 삶 속에 찾아오신 하나님은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오셨다. 인간 가운데 오신 하나님은 인간 주변의 다양한 매체들을 활용하셔서 당신의 뜻과 계획을 계시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용하신 가르침의 방법은 비유의 방법이었다. 이 비유의 방법은 인간에게 익숙지 않은 진리를 설명하심에 있어서 인간에게 익숙한 삶의 실례들을 활용하여 말씀하신 것을 뜻한다.

고대 팔레스타인의 농부들을 대상으로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언제나 들과 밭에 관한 실례를 들기를 좋아하셨다. 이는 농업이 그들의 주업이었고,농업에 관련된 것들이 그들의 삶 주변에 널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리를 가르침에 있어서 현학적 자세를 취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 삶의 소재를 활용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모범을 통해서 볼 때 우리는 하나님의 메시지 전달 방식에 있어서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하나님의 말씀은 언어적 형태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구체적 사건 속에서 당신의 뜻과 의사를 전달하신다. 둘째,하나님의 말씀은 종교적 자료를 통해서만 전달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은 오히려 삶의 일상적 자료를 매개체로 하여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거룩한 매체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셋째,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자료는 언제나 메시지와 구별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여러 매체를 사용하신다고 하여 그 매체 자체가 거룩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자연적 사물이나 문화적 도구를 사용하여 말씀하시지만,언제까지나 말씀의 주체는 하나님이지 그 도구들이 아니다. 하나님에 의하여 사용되는 도구들은 도구일 뿐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전달 도구를 신격화하는 것도 어리석은 것이며,새로운 전달 매체를 절대화하는 것도 우매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어제와 동일하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소통함에 있어서 그 전달 수단을 지나간 시대의 매체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그분의 메시지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자세이며,이는 새 시대의 미디어를 향한 개방성으로써 드러나야 한다. 또한 미디어의 활용이 필요한 이유는 일상 생활의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일상적 대중매체의 적절한 활용이 없이 이루어지는 복음 전파나 말씀의 가르침은 효과적인 열매를 맺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교회현장의 관점에서 시급한 미디어교육

하나님 나라 참여를 위한 미디어 활용과 하나님 나라의 문화 소개를 위한 미디어 교육의 영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기관,학교(교회의 주일학교 포함)에서의 미디어교육이다. 학교에서 미디어교육이 제도적으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회나 정부의 교육부처가 정책적으로 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인식의 기본 토대위에서 지도자 양성,교과과정 수립,교재개발 등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아울러 교회나 정부 정책적 차원에서의 추진과제와 함께 학교 현장에서의 실천과제도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겠다.  먼저 학교 경영진 대상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 미디어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경영진들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한국의 교육 환경을 미루어 볼 때 학교 경영진의 이해 없이는 미디어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괄적인 교육이라도 먼저 학교 교장 또는 교감 등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교사대상 미디어교육이다.  실제 미디어교육을 담당할 교사교육이 필요한데 어떤 유형의 미디어교육을 실시할 것인지에 따라 교사교육의 방법과 형태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단기 의식화교육 형태의 입문과정을 비롯하여 6개월 이내의 집중교육 또는 1~2년 정도의 미디어교육교사 양성교육 등이 있을 수 있겠다. 셋째,학부모 대상 미디어교육도 필요하다. 미디어교육은 실제 매체 접촉이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정 즉 학부모와의 연계교육이 이루어질 때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은 교사 대상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가며

신앙 교육에 있어서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할 때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회중의 눈과 귀 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는 단지 들리는 말씀만이 아니라 보이는 말씀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말씀을 구체화하고 현장 속으로 재현하는 노력에 미디어의 활용은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디어 개발이란 성서 이야기의 재현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가 담아내어야 할 이야기는 성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 시대 가운데 드러나는 하나님의 구체적 현존이다. 우리는 교회에서 만든 자료들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세속적 자료를 받아들임에 있어서 그것을 변혁하면서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세속적 자료를 사용함에 있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세속적으로 만들어진 자료들 속에는 세상의 세계관과 영성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재미를 느끼고 즐기는 동안에 그 가운데 암묵적으로 들어 있는 가치관이 신앙적 가치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디어를 성화(聖化)시켜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화시키는 믿음의 눈과 손을 거칠 수 있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자료들 가운데 신앙적 양육과 복음적 선교를 위하여 사용될 수 있는 수많은 자원들이 있다. 하나님의 거룩케 하는 현존이 임할 때 사람들을 향한 책과 편지는 성경(聖經)이 되었고, 일상적 권면과 가르침은 영혼을 진동케 하는 말씀 증언이 되었으며,주변의 자연적 사물은 하나님의 계시를 전달하는 계시의 매체(媒體)가 되었다. 다양한 영상, 영화 자료들은 삶의 실존적 문제들과 눈물,기쁨을 묘사하는데 유용한 자료들이 될 수 있다.

신앙인이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님이 세상을 지으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창조신앙으로부터 시작된다. 창조신앙은 우리에게 미디어의 채용과 활용방안에 대하여 적극적 관점과 태도를 갖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와 함께 '죄'로 인하여 왜곡된 미디어의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타락으로 인하여 만연한 죄의 파괴적 영향력이 미디어에도 매우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과 기도로 구비된 신앙적 변혁력을 가지고 미디어의 활용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성화적 실천을 지속하여야 할 것이다.


임성빈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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